총선 정국과 맞물려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한 병원 설립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매듭지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병원 왜 필요한가=지난해 7월 성남시 수정구에 있던 인하병원(474병상)이 경영난과 소유권 분쟁으로 폐업했다. 9월에는 인근의 성남병원(250병상)이 역시 경영난을 이유로 휴업에 들어가 수정구에 있던 종합병원이 모두 문을 닫았다.
중원구까지 포함한 옛 시가지의 인구는 54만명. 그러나 현재 중원구의 중앙병원(292병상)이 옛 시가지의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인구 40만명의 분당구에 3개 종합병원, 1752병상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가 난다.
▽어떤 병원 들어서나=옛 시가지의 종합병원이 문을 닫자 시민단체는 성남지역 유권자(만 20세 이상) 1만8525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해 12월 시에 주민조례를 청구했다. 조례안의 주요 내용은 성남시로 하여금 설립 예산 전액을 출자해 시립병원을 세우도록 한다는 것.
지난달 25일 입법예고를 마친 조례안은 15일까지 시의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성남시는 대학병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립병원은 수백억원의 건립 예산이 필요한 데다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유.
시는 수정구 신흥동 7530평의 시유지를 주차장에서 종합의료시설 용도로 바꾸는 절차에 들어갔다. 경기도의 승인을 받아 용도변경이 완료되기까지는 2, 3개월이 걸린다.
용도가 변경되면 시는 공모를 통해 대학병원측에 이 땅을 저렴하게 임대하거나 매각할 방침이다. 현재 가천의대와 포천중문의대가 병원 설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민주당 조성준(趙誠俊·성남 중원구) 의원은 지난달 24일 오전 성남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화중(金花中)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 대회에서 ‘성남과 인천, 울산 등 3곳에 국립대 병원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현재로선 어느 것 하나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무슨 말을 못하겠느냐”며 조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국립대 병원 설립은 구상 단계에 불과하다”며 “관계 부처 협의와 예산 심의 등 거쳐야 할 절차가 수두룩해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시립병원을 추진하고 있는 시민단체는 조 의원의 주장은 ‘총선용’이라며 비난 성명을 내고 민주노동당과 함께 ‘시립병원 설립 범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시장과 민주당 국회의원, 그리고 시민단체로 인해 병원 설립은 성남지역에서 총선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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