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탄핵 발의]운명의 시간 12일 오후6시27분

9일 발의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국회 본회의 가결이 이뤄진 뒤에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를 거쳐 탄핵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나야 법적으로 완료된다.

탄핵안이 발의되면 국회의장은 발의 이후 처음으로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탄핵소추 여부를 무기명투표로 표결토록 국회법에 규정돼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6시27분경 본회의에 탄핵안을 정식 보고했기 때문에 10일 오후 6시27분∼12일 오후 6시27분에 표결 처리해야 하며 만일 이 기간 중 의결을 하지 못하면 발의안은 자동 폐기된다.

또한 본회의는 바로 의결을 거치지 않고 탄핵안을 법사위에 회부해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는 방법에 준해 조사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법사위는 조사결과를 지체 없이 본회의에 보고해야 한다.

법사위가 본회의에 보고한 후 의결시한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으나 역시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처리 규정을 적용 받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법사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탄핵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될 경우 국회 법사위원장이 의결서 정본을 헌재에 제출하면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된다. 또한 법사위원장은 의견서 사본을 대통령에게 보내야 하고, 이때부터 헌재의 결정 때까지 대통령의 권한은 정지되며 국무총리가 직무를 대행한다.

헌재는 의견서를 제출받은 뒤 180일 이내에 전원재판부를 개최해 탄핵안을 심리한다. 재판관 9인 가운데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결되며, 부결되면 탄핵안은 폐기된다.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대통령이 파면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그러나 대통령의 민·형사상 책임은 면제되지 않는다.

탄핵결정이 이뤄지면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해야 하며 이 경우 궐위된 대통령의 임기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의 경우처럼 ‘잔여임기’로 한다는 규정이 따로 없다. 따라서 개헌이 없는 한 새 대통령은 남은 3년여가 아니라 5년 임기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다수해석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