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노 대통령은 탄핵안이 가결돼 ‘직무정지’ 사태까지 가는 최악의 경우까지 각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날 탄핵에 대한 대응책을 뛰어 넘어 자신의 거취문제와 관련한 특단의 카드를 던질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수석·보좌관회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이번 회견의 취지는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에 대한 입장표명”이라며 “탄핵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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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탄핵과 재신임’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나올 경우 “기자들의 질문에 따라 자연스럽게 답변을 할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식으로든 탄핵발의에 대한 대통령의 대응책이 있을 것임을 시사한 것.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야당의 탄핵발의를 비롯하여, 대선자금 10분의 1 발언, 민경찬 펀드 의혹, 측근비리,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동반책임론’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전반적인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문제를 4월 총선과 연계해 총선결과에 따라 책임총리제 도입 등 권력운용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힐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한 관계자는 “탄핵소추안 가결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많지만 표결에 들어가면 집단심리가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노 대통령은 이미 탄핵안 가결을 전제로 모든 상황을 점검중이다 ”고 밝혀 야당과 어떤 타협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병완 청와대홍보수석도 10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탄핵안을 발의한데 대해) 국민들의 분노를 초래 할 것”이라고 강한 비난을 퍼부어 전날 “의연하게 지켜볼 것”이라는 청와대의 입장에서 한걸음 나아간 모습.
그러나 노 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결과를 중시해 선관위가 지적한 위법사항은 물론 대선자금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통해 탄핵정국을 타개 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청와대는 하루전인 9일 오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하자 긴급 수석보좌관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후 5시부터 6시45분까지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야당을 성토하는 발언이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지난 1년간 끈질기게 계속된 야당의 대통령 흔들기, 국정 발목잡기 횡포가 극에 달했다”, “숫자를 앞세운 야권의 정략적 횡포가 국민의 여망과 시대적 요구를 결코 역류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 이후 국정혼란의 모든 책임은 야권에 있음을 국민과 함께 확인한다”,“야권은 대통령을 탄핵할 도덕적 정치적 자격이 있는가. 과연 누가 탄핵을 받아야 마땅한지 국민과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는 등의 발언이 나왔다고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나 대응방식에 있어서는 “의연하게 대처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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