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충돌]대선前에만 113억… 10분의1 넘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자신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지 않는다며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와 배치되는 주장을 했으나 이는 근거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대선자금으로 (한나라당과) 비교할 수 있는 돈만 감안한다면 검찰이 발표한 액수 가운데 30억원 가까이 제외할 수 있다”며 “대선 이후 측근들이 받은 돈은 불법 대선자금 집계에서 빼야 한다”고 말했다. “10분의 1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다. 한평생 정치하면서 이 차이를 만든 것이다”라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안희정(安熙正)씨가 삼성에서 받은 현금 15억원 등이 측근비리 수사결과로 발표됐던 17억4000만원과 겹친다는 안씨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돈의 수수시점은 2002년 대선 이전이며, 겹치는지는 아직 수사 중이라서 확정짓기 어려운 상태다.

이 외에 노 후보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113억8700만원에는 노 대통령 측근들이 대선 이후에 받은 불법 자금이 포함돼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안씨는 2002년 대선이 끝난 이후 태광실업과 ㈜반도에서 2억원씩 모두 4억원을 받았으나 대선 이후 받았기 때문에 이 돈은 불법 대선자금 집계에서 빠졌다.

또 노 대통령은 “영수증 처리된 편법자금 16억6000만원은 신고된 것인 만큼 당시에는 합법으로 여겨졌다”면서 “이 부분까지 불법 자금에서 빼면 액수가 훨씬 더 줄어 73억원 수준이 된다”고 주장했다. 대선 직전 임직원 이름으로 노 후보 캠프에 전달된 SK의 돈 10억원과 현대자동차의 6억6000만원에 대한 해명이다.

그러나 검찰은 “주고받은 사람들이 회사 돈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 기업 기부한도를 피해가기 위해 명의만 임직원의 것을 빌렸기 때문에 불법성이 인정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검찰은 SK와 현대자동차로부터 이 돈을 받은 혐의로 이상수(李相洙·열린우리당) 의원을 기소했다.

삼성이 임직원 이름으로 준 3억원은 수사 결과 불법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아 불법 대선자금에 포함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姜錦遠) 창신섬유 회장이 2002년 제공한 경기 용인시 땅 매매대금 19억원에 대해 검찰은 “대선자금의 성격이 짙다”고 밝혔지만 논란을 피하기 위해 불법 대선자금 집계에서 제외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노무현 캠프 불법 재선자금 113억원의 제공 시점
항목	제공 기업 및 금액	제공 시점
5대 그룹	삼성 30억원롯데 6억5000만원	2002년 8월 채권 15억원+2002년 11월 현금 15억원2002년 12월 대선 전
	소계:36억5000만원
5∼10대 그룹	대한항공 5억5000만원한화건설 10억원금호 7억5000만원	2002년 12월 초2002년 12월 16일2002년 12월 대선 전
	소계:23억원
임직원 명의로 제공된 편법자금	SK 10억원 현대차 6억6000만원	2002년 12월 17일2002년 12월 대선 전
	소계:16억6000만원
기타	대우건설 1억2500만원부산상고 동문 3억3700만원썬앤문그룹 1억5000만원누보코리아 5000만원하이테크하우징 5000만원태광실업 5억원서해종건 3억원대아건설 3억원출처 불상 19억6500만원	2002년 10월 1억원+2002년 12월 대선 전 2500만원2002년 12월 대선 전2002년 11월 1억원+2002년 12월 대선 전 5000만원2002년 대선 전2002년 대선 전 2002년 대선 전 2002년 12월 16일2002년 대선 전 2002년 11월 초∼12월 중순
	소계:37억7700만원
총계	113억87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