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재계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증폭으로 인한 대외 신인도 하락과 기업 투자 및 수출의 위축 가능성을 걱정하며 자체 경영계획을 재점검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일부에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해외 신용평가회사도 이번 탄핵안 통과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재계 반응=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경제계 의견’을 발표하고 “국민이 갖고 있는 불안심리와 국정 전반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을 통해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정치권과 기업,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경제회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정치혼란이 발생해 유감스럽다”며 국정 혼란 조기 수습을 주문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대기업 임원은 “장기적으로는 헌법재판소 심판 결과와 관계없이 사회 갈등이 한쪽으로 정리될 것이며 기업 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계 반응=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증시도 충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으나 지나친 비관론은 경계했다.
박연채 한누리증권 이사는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고, 안동규 동부화재 상무는 “내수경기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정치적인 불확실성까지 겹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태욱 현대증권 상무는 “경제의 기초여건이 달라진 게 없다”고 평가했다.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도 “기업실적과 외국인 매매동향 등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국가 신용등급에는 악영향 없다”=미국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 영국계 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은 탄핵안 가결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나타냈다.
S&P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6개월간 정치적 공백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한국의 탄력성 있는 재정상황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기존 신용등급을 그대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이날 “한국 경제가 이 같은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피치의 브라이언 컬튼 아시아 지역 본부장도 이날 “중요한 것은 이번 일의 결말”이라고 말했다.
주한 외국 경제단체장들 역시 탄핵안 가결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윌리엄 오벌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은 외환위기 등을 잘 극복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또 마르코스 고메스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도 “한국 경제는 자생력이 커 경제 발전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재경부에 전달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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