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심판에서 소추위원 역할을 맡게 될 김기춘(金淇春·한나라당) 국회 법사위원장은 12일 탄핵 심판의 결과를 이렇게 예상했다.
소추위원은 탄핵심판에서 피소추인(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정당함을 입증해 피소추인을 파면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김 위원장은 소추위원으로서 노 대통령을 헌재 심판정에 불러 신문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된다.
1988년 검찰총장, 91년 법무부장관을 지낸 김 위원장은 “10여년 만에 다시 검사로 돌아가게 된 것 같다”며 “탄핵심판 청구서에 대한 노 대통령측의 답변서를 보고 노 대통령에 대한 직접 신문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필요하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헌재의 탄핵 여부 결정 시점에 대해 “심판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심판 기일은 헌재 심판부가 결정하지만 소추위원이 심판부에 기일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신중하게 대답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에선 헌재가 4·15총선 이전에 탄핵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려주길 내심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그쪽의 생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예로 들며 이렇게 말했다.
“닉슨 대통령은 야당에 대한 도청 사실을 숨긴 단순한 거짓말 한 마디 때문에 의회에서 탄핵이 발의되자 스스로 사임했다. 이번 사태도 노 대통령이 자초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노 대통령도 겸허한 자세로 반성해야 한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