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李부총리 “경제 일일점검반 가동”

  • 입력 2004년 3월 12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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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12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부 각 부처는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는 등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특히 이헌재(李憲宰·사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가진 데 이어 금융권 관계자들과 경제5단체장을 잇달아 만나 시장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데 주력했다.

▽“경제, 불안해 할 이유 없다”=이 부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초유의 탄핵 사태를 맞아 경제부총리로서 책임을 지고 국민생활 안정과 대외신인도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에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도 아니고 그동안 우리 경제가 정치의 영향을 덜 받는 시스템을 구축해 온 만큼 경제활동에 관한 한 불안해 할 이유가 없다”며 “경제 문제만큼은 총리의 뜻을 받들어 경제부총리인 제가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또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일일 경제점검 가동반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금융권 협회장 및 금융 유관기관장 간담회에서는 “금융기관들이 자율에 상응하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뒤 “손절매 등 지나친 단기 대응을 통해 시장 불안을 확산시키지 않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열린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는 “외국인들은 걱정하지 않는데 오히려 국내발(發) 불안이 외국에서 증폭돼 돌아올까 우려된다”며 “기업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경제단체장들이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13일에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지도부를 만날 계획.

한국은행도 12일 주요 임원 및 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시장불안이 나타날 기미가 있을 경우 즉각 통화를 늘려 공급하기로 했다.

이정재(李晶載) 금융감독위원장도 긴급 간부회의에서 “금융시장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금감위와 금융감독원을 비상체제로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정책이 흔들리지 않도록”=통일부는 정세현(丁世鉉) 장관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이산가족 상봉과 각종 경제실무회담 등 남북간에 합의된 일정은 예정대로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농림부도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한 허상만(許祥萬) 장관 대신 김주수(金周秀) 차관 주재로 국장급 이상 간부회의를 열어 폭설대책 등 민생 관련 대책이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점검을 하기로 했다.

▽해외 상대로 홍보=재경부는 이날 오후 8시경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회사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세계적인 투자기관 등 모두 1000여곳에 이헌재 부총리 명의로 긴급 e메일을 보냈다. 재경부는 e메일에서 “탄핵안 통과 직후 고건(高建) 대통령권한대행과 이 부총리가 만나 금융시장 및 경제의 안정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며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를 계속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해외출장 중인 오명(吳明) 과학기술부 장관, 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 이희범(李熙範) 산업자원부 장관은 일정을 당겨 귀국키로 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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