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날 집회에서 참여연대, 교수노조 등 245개 시민단체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 ‘탄핵 불복종’ 운동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서울의 촛불시위=‘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등 탄핵에 반대하는 단체가 주도하는 여의도 국회 앞 집회의 참가자 수는 이날 오후로 접어들면서 점점 불어났다.
밤이 깊어지자 퇴근한 직장인과 학생들까지 가세해 1만명이 넘는 인원이 오후 11시까지 ‘촛불시위’를 벌인 뒤 자진해산했고 일부는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계속 집회를 가졌다.
또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245개 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집회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비난하며 공동투쟁에 들어갈 것을 선언했다.
시민단체들은 공동성명에서 “탄핵안 가결은 의회의 쿠데타”라며 “국민들의 피로 이룩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범국민적 탄핵 무효 운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 대표들은 13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에서 ‘시민단체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운동 방향을 논의하는 한편 탄핵 무효화를 위한 집회를 갖기로 했다.
▽전국 주요 도시 상황=부산 대구 대전 광주 전주 포항 춘천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도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과 열린우리당 당원, 시민 등이 모여 밤늦게까지 집회를 열었으며 13일에도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일부지역에서는 흥분한 시민들이 야당 지구당사에 난입하고 분신을 기도하는 등 극렬행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4시20분경 민주당 대구시지부 당사에 최모씨(40)와 이모씨(37) 등 10여명이 난입해 직원들을 폭행하는 등 10여분간 난동을 부렸다.
또 오후 3시5분경에는 충남 천안시 한나라당 천안갑지구당 앞에서 강모씨(48)가 탄핵안 가결에 항의하며 휘발유를 온몸에 뿌리고 분신하려다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이에 앞서 정오경 충북 청주시 충북지방경찰청 5층 옥상에서 회사원 안모씨(43)가 탄핵 가결에 항의하며 몸에 휘발유를 뿌린 채 분신하겠다고 30여분간 소동을 벌이다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윤동환 전남 강진군수 등 일부 자치단체장들도 탄핵안 가결에 반대해 소속 정당에서 탈당했다.
이날 경찰은 서울에서만 전경 50개 중대 5000여명을 배치하는 등 전국 집회장소와 야당 지구당사 등에 경찰력을 긴급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탄핵 지지 집회=한편 이날 오전 친노(親盧) 단체 집회장소 바로 길 건너편인 한나라당사 앞에서는 국민행동본부, 청년아카데미 등 보수단체 회원 300여명이 탄핵안 통과를 주장하며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정몽헌, 안상영, 남상국씨 등 노 대통령이 죽인 사람들을 기억해야 한다”며 “오늘 의회가 정권을 교체한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성숙했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핵안이 가결되자 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고 오후 1시경 자진 해산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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