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촛불집회 불법규정 불구 충돌없이 진행

  • 입력 2004년 3월 15일 17시 10분


김옥전 경찰청 경비국장이 15일 '탄핵규탄 집회는 문화행사로 보기 어려워 해산조치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취할 예정'이라며 탄핵 규탄 촛불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해산 및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연합]
김옥전 경찰청 경비국장이 15일 '탄핵규탄 집회는 문화행사로 보기 어려워 해산조치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취할 예정'이라며 탄핵 규탄 촛불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해산 및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연합]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은 15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옆 소공원 등에서 탄핵반대 촛불시위를 열었다.

4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집회는 당초 경찰이 사전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강제해산등을 언급, 시민단체와 경찰간의 충돌이 우려됐으나 불필요한 마찰을 하지 않겠다는 양측의 입장이 맞아 떨어져 별다른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집회참가자들은 9시30분쯤 자진 해산했다.

범국민행동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질서를 유지해 줄 것을 여러차례 강조하며 쓸데없이 경찰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고 경찰도 예전처럼 인도와 차도 사이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질서 유지에만 신경을 썼다.

범국민행동은 “촛불집회를 야간에도 열 수 있는 ‘문화행사’로 성격을 바꿔 불법 논란을 차단하고 20일까지 행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상 야간집회는 블법이지만 문화제, 추모제, 종교행사 형식의 행사는 집회 신고 없이 치를 수 있다.

이에앞서 범국민행동은 내달 3일까지 평일과 일요일에는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옆 소공원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토요일은 집중의 날로 정해 대규모 집회를 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일 탄핵안 가결이후 최대 규모의 행사를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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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민행동은 “경찰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무저항, 비폭력의 원칙을 지키겠다”며 “도로를 침범하지 않고 가능하면 인도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범국민행동 준비위원을 맡고 있는 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총장은 “지금 시민들의 분노는 통제가 불가능 한 상태”라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 될 촛불시위는 매일 지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밤 4만5000여명이 서울 광화문 일대 도로를 가득 메운 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를 벌였다. ‘탄핵무효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행동’은 탄핵이 철회될 때까지 매일 시위를 갖기로 했다.

박주일기자 fuzine@donga.com

서 준비위원은 “지난 3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새로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시민단체들은 ‘집회·시위 금지법’으로 규정하고 이미 불복종 선언을 했으나 탄핵 무효화를 주장하는 시민들을 폭력 세력으로 호도하고 악용하려는 세력이 있어 만일을 위해 14일 집회 신고를 마쳤다”며 촛불집회를 중단 할 뜻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전신고 여부와 상관없이 해가 진 뒤 열리는 모든 집회는 불법”이라고 발표했다.

경찰은 다음달 3일까지 광화문 교보빌딩 소공원에서 열릴 예정인 주간 집회는 14일 사전 신고를 해 합법으로 인정하지만 야간에 열리는 촛불집회는 불법이므로 자제 촉구 및 해산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나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절차에 따라 해산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서 불법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집시법 10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일출시간 전, 일몰시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서는 안 된다. 다만 집회 성격상 부득이하여 주최자가 질서유지인 을 두고 미리 신고하는 경우에는 관할 경찰서장이 질서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허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보수진영인‘반핵 반김정일 국권수호 국민협의회’도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즉각 사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이번 주 안에 열기로 해 보혁간의 충돌이 우려된다. 독립신문 신혜식 대표는 “금요일 이나 토요일 중 하루를 선택해 수만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며 “공영방송의 편파보도에 항의하기 위해 집회 장소는 KBS 앞으로 정했다” 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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