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대통령이나 탄핵하고 나라꼴이 이게 뭐냐"

  • 입력 2004년 3월 16일 15시 51분


탄핵정국과 관련, 15일 문화일보에 "젊은이들이여, 거리로 나가라"는 칼럼을 써 파문을 일으킨 도올 김용옥(중앙대 석좌교수)씨가 이날 밤 또 다시“대통령을 탄핵하고 도대체 나라꼴이 이게 뭐냐. 노무현 개인은 문제가 안되나, 국민이, 국민을 대의한다는 사람들이… 그 자리 자체를 흔들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정치권을 비난했다.

도올은 이날 오후 11시 방송된 MBC-TV ‘도올특강-우리는 누구인가’에서 “우리 사회는 대의를 생각하는 사람은 없고 자기 목전의 소의만 추구하는 그런 사회가 돼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반성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동학의 피 흘림에 대한 대가도 없이 구한말로 넘어갔다”면서 “만약 지금 선거라는 민의 표출의 제도적 장치가 없었다면 동학보다 몇천배 더 무서운 폭동이 일어날 지경”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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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 민중들은 역사의 수레바퀴가 뒤로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더 깨끗하고 더 합리적이고 정직한 사회로, 모든 사람이 다 같이 협력해서 살 수 있는 사회로 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이 국회에서 의결되기 이틀 전인 지난 10일 녹화됐다. 이날 김씨는 원색적인 용어를 구사해가며 상당시간 정치권을 비난했으나 편집과정에서 많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녹화에 참여했던 한 방청객이 녹화 전부터 김씨가 탄핵과 관련해 발언한 내용을 발췌해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 방송에선 알 수 없었던 자세한 내용이 알려졌다.

이 방청객에 따르면, 도올은 이날 녹화에 앞서 “이런 얘기(정치권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를 여기서 해야 되는데 MBC노조가 보수화 돼가지고 여기서 하지 말라고 지랄하고(청중들 일제히 박수), 내가 MBC에 유감이 많다”면서 “정치권에 대해 사방에서 제지를 하니 강의가 재미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서민들의 삶은 이렇게 팽개쳐져 있는데… 정치권은 전부 지 앞가림만 하고, 지금 만약 대통령이 스톱돼버리면 나라를 이 세계 어디서나 다 깔봐요”라면서 “국민들은 문제가 없는데 국민들을 위해서 정치 한다는 xx들이 이렇게 형편없는 짓거리만 하고 앉아 있으니… 에이 정삼봉이 보고 와서 싹 쓸어버리라고…(청중들 웃으며 박수)”라고 말했다.

도올은 이날 녹화에서도 “잘못한 xx들이 사과만 하면 됐지 말이야, 나도 감옥 갈테니 너도 감옥 같이 가자? 왜 같이…(청중 박수)”, “대통령 탄핵해도 좋습니다. 잘못하면 탄핵해야 합니다. 그러나 탄핵받아야 할 xx들이 탄핵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청중 환호 박수), 이 xx들 대통령이나 탄핵하고 x같은 xx들 지들이 탄핵받아야…(청중 환호 박수), 정말 우리 사회가 반성해야 합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이 끝나자 이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빗발쳤으며 특히, 방송되지 않은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논란은 더욱 불을 뿜었다.

게시판엔 "사회불안을 선동하는 것이냐", "개인 편견을 세뇌교육 시키고 있다", "도올이 학자인줄 알았는데 어느새 패거리 정치꾼이 됐다"며 비판하는 글과 "속 시원한 강의였다", "국회에 가서 강의해라" 는등 옹호하는 글이 수백건씩 줄을 이었다.

연출을 담당한 김학영PD는 '방송이 편파적이지 않느냐'는 시청자들의 지적에 대해 “도올에게 가능한한 불편부당(不偏不黨·어느 당, 어느 주의에도 가담하거나 기울지 아니함)하게 해달라고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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