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탄핵영향 크지 않아"

  • 입력 2004년 3월 16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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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크게 상관없습니다.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겁니까?(so what?) 합리적인 투자자들은 정치가 아닌 돈에 관심이 있어요.”

국민투신운용 폴 암스트롱 운용총괄상무(CIO·사진)는 16일 대수롭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했다.

암스트롱 상무는 올해 초 국민투신운용에 들어오기 전까지 홍콩과 영국 등에서 33년 동안 투자 업무를 해온 금융 전문가. BOA와 HSBC, 피델리티 등 세계 일류금융회사에 근무하면서 만난 수많은 외국인 투자자들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

암스트롱 상무는 탄핵안이 가결된 12일의 주가 급락에 대해 “스페인 테러사건 등으로 이미 그 전날 세계 증시의 하락이 시작된 시점이었다”고 해석했다. 그 여파로 다음날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고 탄핵 문제는 추가 하락을 부추기는 정도였다는 것.

그는 “탄핵이 아니어도 어차피 총선 자체가 정치적 불확실성을 가져오는 변수”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향후 정치적 불안에 따른 증시 변동성도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는 오히려 “정부가 신용불량자 구제 대책 등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꼽았다. 배드뱅크를 만드는 식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은 모럴 해저드를 조장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는 “전 세계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한국의 수출 호조세, 한국 증시의 저평가 상태 등을 따져볼 때 증시는 2005년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이 계속 한국 주식을 살지에 대해 암스트롱 상무는 “글쎄요”라고 답했다.

대형 우량주의 경우 외국인 비중이 이미 50∼60%에 육박하고 있어 추가로 살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향후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아 쉽게 팔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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