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康법무-許행자 발언논란]野 “장관들이 ‘盧心’ 전달하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6일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과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무산시키려는 정략적 시도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강 장관 발언 비판=민주당은 강 장관 경질 추진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비판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강 장관은 ‘대통령은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이번 탄핵 파동에 일조했다. 조속히 국회 법사위를 소집해 계속되는 ‘망언’에 대해 강력히 추궁하라”고 지시했다.

조 대표는 이어 “선거를 공정히 치르기 위해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하지만 그런 요구도 접었다. 그러나 강 장관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노 대통령의 변호인처럼 나선다면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도 이날 “노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는 줄이고 줄여도 책자로 만들 정도”라며 탄핵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한나라당도 강 장관의 자제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강 장관이 노 대통령의 의중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독립된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첫 평의가 열리기도 전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또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지금 대통령 권한대행은 고 대행이 아니라 마치 강 장관인 듯하다”고 꼬집었다.

▽허 장관 발언 비판=한나라당은 탄핵 반대 촛불집회의 문화행사 위장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에 허 장관이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총무는 “허 장관은 야간 촛불집회가 불법임에도 문화축제 형식으로 촛불집회를 하면 재고해볼 수 있다고 멋대로 법 해석을 했다. 이는 망발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은진수(殷辰洙) 수석부대변인은 “불법 촛불집회 주동자들이 법망을 피하기 위해 집회를 문화행사 형태로 전환하겠다고 꼼수를 쓰고 있다”며 “이는 남자가 치마를 입고 여자라고 우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수석부대변인은 “허 장관은 누구의 지시에 따라, 누구와 교감을 갖고 이런 발언을 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향후 집회로 인해 불상사가 생긴다면 허 장관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