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FT “北에 核해결 소극대응 빌미 줄수도”

  • 입력 2004년 3월 16일 19시 04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5일째인 16일 세계 주요 언론들은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시하며 앞 다퉈 분석기사를 보도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국론분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정치적 분열 심화=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은 한국 사회의 깊은 정치적 분열을 드러냈고 이는 지속적인 불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5일 보도했다.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게 된 고건(高建) 국무총리는 경제 및 국방, 외교 등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할 것임을 다짐했으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경제가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 감소로 상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 신문은 진단했다.

나라 전체가 나이, 계급, 지역은 물론 이념적으로도 갈라진 가운데 노 대통령의 운명과 관계없이 한국 유권자들 사이의 분열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정치분석가들은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대통령의 권한 박탈로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한국에 촉발됐다”며 “이는 회복 중인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인 긴장 요인들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전문지인 라트리뷘은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사소한 성격임을 감안할 때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결정을 무효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핵 문제 해결에 영향=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국의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정국불안은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대화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정치 불안을 겪고 있는 한국과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의 상황은 북한이 6자회담이나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북한은 이러한 요인들이 확실해 질 때까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북핵 문제 해결 노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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