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이후 노 대통령의 생가를 찾는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노 대통령 생가에는 탄핵 이후 첫 일요일인 14일에만 1300여명이 다녀갔다. 평상시 일요일에 500명 안팎이 찾던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탄핵안 가결 이전에는 월요일 방문객이 80명 선에 머물렀으나 15일에는 200명을 웃돌았으며 16일에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노 대통령 생가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경남도 문화유산해설사인 김정순씨(45)는 “관광버스를 이용한 단체보다는 개인이나 가족 단위로 찾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대부분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방문객들은 생가에 비치된 방명록에 ‘시련을 극복하세요’, ‘힘내세요’ 등 노 대통령을 격려하는 글을 주로 남기고 있다.
진영읍내 도로 주변에는 탄핵을 비난하는 현수막 20개가 나붙었으며 13일 이후 탄핵 규탄집회도 잇따라 열렸다.
한편 진영읍 번영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주민 1000여명이 16일 관광버스 25대를 전세내 청와대를 찾아 노 대통령 내외를 위로하려던 계획은 백지화 됐다.
대규모 상경이 모양새가 좋지 않은데다 자칫 국민들의 거부감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재(朴榮在) 번영회장은 “노 대통령이 친구를 비롯한 고향 사람들을 만나면 마음 아파할 것 같아 주민대표 회의에서 취소했으며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