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이만섭(李萬燮) 전 국회의장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상임중앙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탄핵 정국의 원인은 노 대통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언은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역풍을 맞은 당을 독려하기 위한 것.
그는 "총선 개입 논란을 일으킨 노 대통령의 수많은 문제 발언을 벌써 다 잊었느냐"며 "TV가 표결 때 여야 충돌과 촛불 시위 장면만 하루에도 수차례 방송하니까, 탄핵 정국의 근본 원인은 부각되지 않고 약자에 대한 국민 동정 여론만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상 탄핵에 반대하는 70% 국민 중에서도 '노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침묵하는 많은 국민은 노 대통령이 앞으로라도 말 실수하지 말고 잘해주길 바란다"며 "노 대통령부터 겸손하게 국민에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요즘 노 대통령이 조용히 있으니까, 세상이 조용해서 좋더라"고 말해, 회의장에서 실소가 터졌다.
그는 탄핵 정국을 이유로 민주당을 탈당하는 인사들을 향해 "살던 집 불 지르고 때려 부수지 말고, 떠나려면 조용히 떠나라. 당도 그들을 등 뒤에서 욕하지 말라"며 "사랑과 정치는 계산해선 안 된다. 그러나 주판 놓고 계산해 떠나는 사람들을 어찌 하겠느냐"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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