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주식시장은 22포인트 이상 급등하면서 ‘탄핵쇼크’ 직전일인 11일 종가(869)를 거뜬히 회복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서울증시의 놀라운 복원력에 대해 ‘정치변수는 단기악재’라는 주식시장의 속설이 이번에도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쇼크’는 더 이상 변수가 아니다=리만 브러더스 윤용철 상무는 “정치적인 이벤트는 주가에 단기적인 충격을 줄 정도일 뿐 결국에는 기업실적과 경기상황 등 경제기초여건이 주가를 움직인다”며 “오늘 이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종국 투자전략센터장은 “탄핵안 가결 이후 외국인의 매도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이날 다시 순매수로 돌아선 것은 탄핵정국의 부작용을 심각하게 보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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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등 탄핵前 수준 회복 |
탄핵 가결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객장에서 만난 50대 초반의 김모씨는 “‘탄핵쇼크’요? 주식투자자들은 정치적 변수로 인한 주가급락은 금세 회복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고 반문했다.
SK증권 박용선 종로지점장은 “900선까지 급등하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적었기 때문에 탄핵가결로 주가가 급락하는 동안에도 ‘개미’들의 동요는 거의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주가상승의 호재는 많다=이날 투자심리가 많이 회복된 것은 16일 미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앨런 그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금리동결을 선언해 당분간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을 떨쳐냈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지표도 긍정적이다. 삼성증권 김 센터장은 “올해 1·4분기(1∼3월) 무역수지 흑자규모만으로도 연간 목표치를 넘어설 것 같다”며 “기업들의 실적도 기대 수준 이상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총통선거를 앞둔 대만의 정국 혼란양상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면서 한국이 반사이익을 보는 측면도 있다”고 풀이했다. ▽추가상승은 제한적=일단 외국인들의 매매규모가 상당히 줄었다. 많이 팔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사지도 않는다. 이날 외국인들의 순매수(459억원가량)가 소폭에 그친 데 대해 “팔지 않고 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해외 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서 추가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결국 외국인들의 매매동향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실장은 “주가가 900선을 넘어서면 거래량이 많아지면서 매도압력도 매우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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