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각당 전략수정…한나라 “全大 흥행에 달렸다”

  • 입력 2004년 3월 17일 19시 00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의결의 후폭풍에 휘말린 각 정당이 지지율 반전과 지지율 굳히기를 위한 새로운 전략 마련에 나섰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악화된 여론이 누그러지기를 기다리며 당 쇄신을 통한 국면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지지도가 급상승한 열린우리당은 경선에서 탈락한 영입인사 및 현역 의원들의 재공천을 고려하는 등 상승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한나라당…대표경선 5후보 공동회견 관심 기대▼

▶ 한나라당 새 대표로 누구를?(Poll)

전당대회를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대표 경선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17일 다섯 주자는 전당대회 흥행이 중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개별 및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적 관심을 호소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대통령 탄핵의 불가피성과 헌법재판소 심판에 대한 겸허한 기다림을 강조했다.

당 선관위는 추첨을 통해 기호 1번에 권오을(權五乙), 2번 박근혜(朴槿惠), 3번 박진(朴振), 4번 김문수(金文洙), 5번 홍사덕(洪思德) 후보를 배정했다.

권 후보는 “현 정권은 정몽헌 안상영 남상국씨 등을 자살로 몰고 간 살인정권”이라고 비난했고, 박근혜 후보는 “탄핵정국을 빨리 마무리 짓고 민생중심 정치로 가야 한다”며 위기 타개책을 제시했다.

박진 후보는 “홍 후보는 현 지도부와 불가분의 관계이고 박근혜 후보는 박정희 시대 유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2강’을 겨냥했고, 김 후보는 “국민들은 우리를 썩었다고 한다. 죽을 각오로 당을 대청소하겠다”고 쇄신론을 주장했다. 이날 원내총무직을 사퇴한 홍 후보는 “위기일수록 운이 세고 전략이 있는 사람이 대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이헌재 재정경제부장관 겸 부총리의 만남은 웃음으로 시작해 포옹으로 끝났다. 최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를 찾은 이 부총리에게 선심성 정책을 줄여줄 것을 요청했고 이 부총리는 “사심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서영수기자

▼민주당…내주초 선대위 발족 동요확산 막기▼

탄핵안 가결의 역풍으로 호남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비교적 경쟁력 있는 후보들까지 저변이 흔들리고 있다.

전남에서는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의 지역구인 무안의 서삼석 전 군수를 비롯한 전현직 자치단체장들이 대거 탈당했고, 서울에서도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의 광진(을)구에서 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던 모 변호사가 탈당하는 등 동요가 확산되고 있다.

유용화(劉容和) 서울 마포을지구당 위원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수도권 원외 후보들이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통한 정체성 회복을 요구한 것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조성준(趙誠俊) 의원 탈당 이후 설훈(薛勳) 정범구(鄭範九) 의원 등 탄핵안 가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에 입장을 같이했던 소장파들이 ‘탈당은 없다’고 못 박고 있으나 지지도가 계속 10%를 밑도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이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도부는 다음주 초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켜 당력을 다시 결집시킨다는 전략이다. 노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한 법치회복 및 헌정질서 수호 운동은 조순형(趙舜衡) 대표 중심으로,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이미지 정치에 대해서는 추미애 의원이 맡아 한나라당-열린우리당의 양강구도 고착화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전열 정비에 나섰다. 민주당은 17일 상임중앙위원회를 열고 조순형 대표(왼쪽)는 탄핵정국 정면돌파의 선봉역을, 추미애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이미지 정치를 희석시키는 소방수역을 각각 맡기로 했다. -김경제기자

▼열린우리당…지지도 급등에 공천변경 당내 여론▼

노 대통령 탄핵 의결에 대한 거센 역풍으로 당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대부분 정리가 끝나가던 공천구도에 막판 변수가 생겼다. 경선에서 탈락한 영입인사들이나 현역의원들에 대한 재공천 여론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 선거법 위반 혐의로 측근들이 구속돼 불출마를 선언했던 송석찬(宋錫贊) 의원이 “후보 교체를 통해 경쟁력이 있는 나를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며 불출마를 번복하고 나섰다. 또 경선에서 탈락한 이우재(李佑宰) 김성호(金成鎬) 김택기(金宅起) 의원과 영입인사인 김방희(金昉熙) 최창환(崔彰桓) 권오갑(權五甲)씨 등에 대해서도 수도권 공천론이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해 이르면 18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예정인 조성준 의원도 후보교체를 통해 본인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에 출마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 ‘클린선거위원회’에 회부된 8개 지역의 재심 과정을 지켜본 뒤 경선에서 탈락한 현역 및 유력 인사들을 재공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8개 지역 모두 연고가 중시되는 농촌지역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경제안정을 위한 지도자회의를 개최할 것을 거듭 제안했다. -김경제기자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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