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前의원 "반민주적 인사가 공작정치 답습"

  • 입력 2004년 3월 19일 15시 00분


이철 전 의원은 “탄핵안 통과는 반민주 수구세력이 기득권 유지에 불안감을 느끼고 저지른 의회 쿠데타이다. 국민은 반민주 정당에 대해 반드시 심판할 것이고 이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로 나타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전 의원은 “아직도 반민주적 인사가 과거의 잘못된 공작정치를 답습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정치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낡은 정치, 잘못된 과거를 완전히 청산하자”고 호소했다.

-우선 인터뷰에 앞서 출마의 말씀을 해달라.

“부산은 25년 전 부마항쟁의 불길이 타올랐던 민주화의 성지이다. 그러나 아직도 정치는 혼탁하고, 지역정서에 기대어 안주하는 정치인이 대부분이다. 저는 제 인생 전부를 걸고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아직도 반민주적 인사가 과거의 잘못된 공작정치를 답습하고 있다면 이것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새로운 정치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낡은 정치, 잘못된 과거를 완전히 청산해야 한다.

정치가 바뀌어야 경제가 살아난다. 수십, 수백억의 검은 정치자금이 우리 경제를 좀먹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힘들다. 정치인들이 지역주의를 볼모로 구태정치를 펼치는 동안 부산경제는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새로운 정치로 부산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깨끗한 정치로 부산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던 민주화의 성지 부산에서 새로운 정치가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겠다.”

-‘저격수를 잡기 위한 저격수’로 당에서 교체투입했다고 하는데, 부산 출마의 실제 이유와 의미는.

“당의 전략은 ‘이철 대 정형근’을 ‘민주세력 대 반민주세력’의 대립구도로 설정하는 것이다. 당의 민주, 개혁 이미지를 대변하고 반민주세력, 지역주의를 청산할 적임자로 저를 투입했다. 저 또한 제가 해야 할 역사적 임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오히려 영광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부산 출마를 결정했다.”

-지역구를 서울 성북에서 갑작스럽게 부산으로 옮겨 지역구에 대한 현안에 대해 잘 모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부산은 고향이다. 누구보다도 애정을 갖고 있다. 십수년간 특정정파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준 부산시민에게 한나라당이 준 보답은 ‘망가진 부산경제’ ‘허기진 서민생활’ ‘정권을 뺏기 위한 의회쿠데타’ 뿐이었다. 지역구를 포함한 부산의 최대 현안은 깨끗한 정치와 경제회복이다. 정치가 깨끗해져야 나라경제가 회복되고 지역경제도 회복된다.”

-탄핵정국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과 총선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면.

“탄핵안 통과는 반민주 수구세력이 기득권 유지에 불안감을 느끼고 저지른 의회쿠데타이다. 우리국민은 부패정당, 반민주정당에 대해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 부산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부산에서도 정치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스스로의 정치 성향은.

“합리적 개혁을 지향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분열하지 않고 통합을 도모하는 것이 합리적 개혁이다. 그러므로 개혁은 보수와 진보, 지역과 계층, 이념을 초월하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의 입장을 인정하는 가운데 자유롭게 토론하고 합의를 이뤄내는 정치문화가 필요하다.”

-상대인 정형근 후보에 대해 한 말씀 한다면.

“정 후보는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 조직은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한 조직이 아니라 마치 정보, 첩보기관처럼 거미줄같이 얽힌 조직이다. 그런데 그런 조직은 돈을 안 쓰고서는 도저히 운영할 수 없다.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 지역정서나 조직에 의존하는 선거를 국민들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치르는 깨끗한 선거를 기대한다.”

-지역 공약과 국가 공약을 두 가지씩 꼽는다면.

“북구는 낙후된 부산에서도 가장 낙후된 오지와 같은 곳이다. 북구를 최소한 부산경제의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일차적 과제이다. 구포시장에 테크노마트를 접목해 풍물과 첨단이 어우러진 관광명소로 육성하겠다. 국가 차원의 공약은 비리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등을 통해 깨끗하면서도 국민이 참여하는 정치를 실현하는 것, 그리고 전국정당을 건설하는 데 주력하여 국민통합을 실현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오래 준비해온 노혜경, 정흥태, 여창호씨를 밀어내고 낙하산 공천을 받았다는 비판이 있는데.

“오해가 없길 바란다. 내가 그분들을 밀어낸 것이 아니다. 저를 공천한 것은 북-강서갑 선거구가 가지는 상징성과 전국적 영향력을 고려한 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노혜경, 정흥태, 여창호 님도 당의 결정을 흔쾌히 승낙하고, 지금은 앞장서서 나를 도와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구민에게 한 말씀 해달라.

“제가 어렸을 때 여름이면 반바지를 입고 뛰어 놀던 금정산 주변과 만덕고개를 돌아보니 정말 많이 변해 있었다. 그런데 교통도 복잡하고, 문화시설이나 복지시설도 제대로 없는 형편없는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또 제가 만나 뵌 분들 얼굴에는 빠듯한 살림살이 때문에 수심이 가득했다. 한마디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만한 동네가 아니다. 정치가 이 모양이니 서민들 살림살이야 오죽하겠나? 여러분의 걱정을 같이 나누고 환한 미소를 돌려드리겠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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