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 1주일]후폭풍 거셌지만 혼란 없었다

  • 입력 2004년 3월 19일 18시 53분


19일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국회에서 의결된 지 1주일이 지났다. 지난 1주일 동안 매섭게 몰아친 탄핵 역풍은 “1주일이면 가라앉을 것”이라던 예상을 뒤엎고 있다. 하지만 당초 우려됐던 국정혼란과 보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역풍 언제까지=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12일 비난여론이 들끓자 “시간이 지나 국민이 객관적 인식을 하게 되면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탄핵 의결에 대한 반발 여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지는 추세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열린우리당 지지도는 탄핵이 발의된 9일 26.7%에서 탄핵이 의결된 12일 32.4%, 17일 46.8%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3%가량 지지도가 떨어졌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조정국면을 거쳐 열린우리당의 거품이 빠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관련기사▼
- 속기으로 재구성한 12일 국회

코리아리서치 김덕영 대표는 “열린우리당 지지도는 피크에 와 있고,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고비로 약간 변화가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국 혼란 없었다”=야당이 탄핵안을 발의하자 열린우리당은 “민생경제를 짓밟고 국가행정을 마비시키려 한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탄핵 의결 당일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21.13포인트 하락한 것 외에는 혼란 양상이 없었다. 주가도 이번 주 들어 상승세에 접어들었고 외환시장도 동요하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15일 “외환시장에 대한 충격은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12일 당일 모두 소화됐다”고 발표했다.

또 “청와대가 공백상태가 될 경우 국가행정이 마비된다”던 열린우리당의 경고도 빗나갔다. 지금까지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이 중심이 된 국정 운영 시스템에서 허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보혁 대결=탄핵 찬반을 둘러싼 진보와 보수단체간의 세 대결로 인한 충돌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극단적인 국론분열을 우려하는 온건·중도 목소리가 점차 대두되고 시민들 사이에서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맡기자”는 쪽으로 냉정을 되찾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탄핵무효 부패정치청산 범국민행동’은 20일 서울 광화문 등 전국 44개 지역에서 ‘탄핵무효를 위한 100만인 대회’를 연다는 계획이고, 북핵저지시민연대 등으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지지 국민연대’는 19일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탄핵지지·KBS규탄 국민대회’를 벌였다.

하지만 각 진영은 사이버상의 폭력적인 욕설 비방전과 달리 거리집회에서는 경찰과의 충돌을 자제하고 있고 양측간에 우려됐던 직접적인 물리적 충돌 사태도 아직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