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차원에서도 전당대회를 탄핵 정국이라는 총체적인 위기 상황을 넘기 위한 돌파구로 삼고 있어 3·23 전당대회에 쏠린 당내외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경선주자들은 이날부터 시작한 방송사의 합동토론회 생방송이 최종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금쪽같은 주말 이틀을 토론회 전략회의와 리허설 등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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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합동토론회=21일 오후 11시10분부터 1시간 반 동안 KBS 2TV가 생중계한 경선주자 합동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우선 정국의 핵인 탄핵 문제에 대해 소신과 해법을 내놓았다.
권오을(權五乙) 후보는 “탄핵은 국민적으로 불행한 사태이긴 하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이 시점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는 것이 국민이 할 일이다”고 말했다.
박근혜(朴槿惠) 후보는 “탄핵안 가결 후 국민의 많은 비판은 ‘한나라당은 뭘 잘했다고 대통령을 탄핵했느냐’ 하는 뜻으로 이를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그러나 한나라당의 도덕성 문제가 (탄핵의) 적법성 문제로까지 이어져선 안 되며, 지역 일꾼을 뽑는 총선이 탄핵과 혼동되어서도 안 된다”고 탄핵 정국과 총선 사이에 선 긋기를 시도했다.
박진(朴振) 후보는 “대통령이 법을 제대로 지키고 국정운영을 제대로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다”며 “의회에서 탄핵이 이미 가결된 만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수(金文洙) 후보는 다섯 후보 중 유일하게 탄핵 철회를 시사했다. 김 후보는 “국민 대다수가 탄핵에 반대하고 있으므로 국민의 뜻을 존중하는 정당이 돼야겠다는 생각에서, 대표가 된다면 곧바로 (탄핵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사덕(洪思德) 후보는 “경찰이 불법시위로 규정한 촛불시위 등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영향을 미칠 온갖 일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탄핵 반대 시위를 비판한 뒤 “대졸 실업자가 50만명이고 하루 30명이 생계 문제로 자살하고 있는데, 그런 나라를 만든 대통령이 지지하는 정당에 50% 이상의 지지율을 보내는 게 정당한 일이냐”고 탄핵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막판 판세=후보 등록일(16일) 직후 나타났던 ‘2강 1중 2약’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양상이다. 후보 등록 이후 일주일 만에 승부를 겨루는 초단기전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판세가 뒤집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우선 여론 지지도에서 앞서고 있는 박근혜 후보와 당내 대의원의 우세한 지지를 받고 있는 홍사덕 후보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박 후보는 당내 소장파와 여론 지지를 바탕으로 ‘당을 고사 위기에서 구해 낼 유일한 적임자’임을, 홍 후보는 ‘탄핵 정국 정면돌파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인물’임을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두 후보를 맹렬히 뒤쫓고 있는 김문수 후보는 ‘대청소론’을 앞세운 강렬한 개혁 이미지를 승부수로 띄우고 있고, 40대의 권오을 박진 후보는 경제살리기 적임자와 차세대 지도자론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1차 과반득표 없을땐 1,2위 바뀔수도▼
▽결선투표 변수
이번 전당대회는 일반 여론조사 50%, 대의원 직접 투표 50%를 합쳐 새 대표를 선출하도록 돼 있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득표자를 상대로 대의원 직접 투표에 의한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대의원 수는 5000명 이내다.
관심의 초점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것인가와 결선 투표까지 갈 경우 1위가 뒤바뀔 것인지 여부다.
우선 대표 경선이 5파전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1차전 승자가 나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지금까지의 판세를 기준으로 박근혜 홍사덕 후보가 결선투표까지 간다면,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박근혜 의원보다는 대의원 지지도가 높은 홍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추론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3∼5위 후보와 1, 2위 후보간에 다양한 연대가 형성될 수 있고, 대의원의 최종 표심이 1차 1위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승부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한나라당 새 대표 후보들의 입장 | |||||
후보 | 권오을 | 박근혜 | 박진 | 김문수 | 홍사덕 |
당의 진로 | -당 비리 관련자 출당 등의 조치 -내부 자정을 위해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감사기구 제도화 | -색깔론 논쟁 중단-생활 정치 및 남북한 공동 발전 추구하는 신안보 정당 |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건강하고 젊은 보수 정당 | -부패정당의 이미지를 씻고 참된 개혁 추진 | -건강한 중간 세력이 주도하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정당 |
탄핵 | -탄핵소추는 헌법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 | -탄핵 철회 거론은 책임지는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 -국민에게 탄핵의 정당성을 설득하며 정면돌파 | -탄핵 철회 재검토 | -불퇴전의 용기로 대의명분의 깃발 아래 뭉쳐 있으면 국민이 탄핵안 처리를 이해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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