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막판 ‘공천잡음’… 탈락후보들 불복 잇달아

  • 입력 2004년 3월 21일 18시 48분


열린우리당 내부가 막판 공천 잡음으로 시끄럽다. 당 지지율 폭등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탈락 후보들의 불복 및 재심 요청이 잇따르고, 이미 결정된 후보자를 교체하거나 공천 배제 대상으로 결정된 인물을 경선에 참여시키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유선호(柳宣浩) 전 의원이 공천된 경기 안산 단원을 당원 60여명은 21일 유 전 의원의 공천 취소를 요구하며 7일째 항의 농성을 벌였다. 유 전 의원은 지역구인 경기 군포에서 김부겸(金富謙) 의원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했으나 탄핵안 가결 직후 당에 복귀했다.

충북 음성-진천-괴산-증평의 경우 좋은가정만들기 국민운동본부 권순각(權純珏) 이사장이 단일후보로 결정됐으나 탄핵안 가결 직후인 13일 김종률(金鍾律) 변호사로 후보가 교체됐다. 김현미(金賢美) 상황실장은 “권 이사장이 단일후보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중앙위원회에서 후보 인준을 받지 못해 김 변호사를 영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전북 전주 완산을 경선에서 탈락한 장세환(張世煥) 후보 등은 “경선이 불법 타락선거로 얼룩져 원천무효”라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완산을은 경선 당선자측에서 음식을 제공받은 유권자들에게 선관위가 과태료를 부과한 곳이다.

충남 당진에서는 ‘여성후보 20% 가산점 부여’를 놓고 상임중앙위원회와 재심위원회가 각각 서로의 결정을 뒤집는 해프닝 끝에 21일 상임중앙위에서 박기억(朴基億)씨를 후보자로 결정했다. 이용희(李龍熙) 상임고문의 경우 상임중앙위에서 공천심사위의 이 고문 경선 배제 결정을 번복했다.

이 밖에 공천재심위는 서갑원(徐甲源) 전 대통령정무1비서관이 선출된 전남 순천 경선에 대해 선거인단 구성 문제를 들어 조사 중이다.

당 관계자는 “당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는 깨끗하고 원칙적인 태도가 아쉽다”고 꼬집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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