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24일 천막 당사에 입주한 데 이어 25일에는 새벽부터 남대문 의류상가를 찾았다. 이어 매일경제신문 창간기념식에 참석한 뒤 택시를 타고 천막 당사로 출근했다. 박 대표가 택시를 탄 이유는 승용차가 전날 밤 고장이 나는 바람에 마땅한 차편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 이날 새벽 어렵게 구한 차는 승합차였지만 외관이 너무 낡고 내부에는 담배냄새가 심해 창간기념식 행사장까지만 이용하고 당사까진 택시를 탔다는 후문이다.
택시를 탄 박 대표는 택시운전사로부터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박 대표의 측근에 따르면 이 운전사(58)는 박 대표에게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국민들이 탄핵 자체를 싫어해 난리를 피우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이 빚어낸 끔직한 혼란을 못 견디는 거다”라며 “탄핵안은 부결될 거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 운전사는 또 천막당사에 도착해 내리기 직전 박 대표가 “우리도 이렇게 반성하고 있다”라고 말하자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나 당사 가지고 쇼하는 것 다 안다”며 쏘아붙이기도 했다.
박 대표는 총선까지 얼마 남지 않은 짧은 기간에 정쟁 위주의 기존 정치와 뚜렷이 차별화하고, ‘여성’ 대표로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이같이 민생 챙기기에 온 힘을 쏟을 생각이다. 박 대표가 전날 명동성당과 조계사, 영락교회를 잇달아 찾아 고백성사, 108배, 회개 예배를 가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대표는 취임 후 이틀 동안 각각 3시간, 2시간밖에 잠을 못 자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25일에는 시장 방문을 위해 오전 3시에 일어났다. 머리 손질과 화장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특유의 머리 스타일이 망가질까봐 차 안에서 토막 잠을 잘 수도 없어 수면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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