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후 민주당이 내분에 휩싸이며 존폐 위기에 몰리자 민주당 지지 네티즌들의 애간장이 타고 있다.
특히 ‘마지막 희망’인 추미애 의원이 25일 조순형 대표와 심야회동을 갖고도 아무런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려와 안타까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 ‘추심(秋心)’을 엿볼 수 있는 곳은 그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chumiae.or.kr/)뿐.
그동안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말을 아끼던 추미애 의원은 홈페이지에만은 꾸준히 자신의 생각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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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당이 대오각성해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선대위 참여 거부 입장을 밝혔던 추 의원은 25일 새벽에도 홈페이지에 ‘지금은 평화민주세력이 대동단결해야 할 때’라는 글을 올렸다.
추 의원은 이 글에서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천심도 잃고 민심도 잃었다. 민주당이 정체성과 노선을 바로잡지 못해 좌초 직전에 있다"면서 "이대로 민주당을 죽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 안팎에는 민주당의 이념과 가치를 함께 하는 평화민주개혁 세력이 있다. 지금이야 말로 평화민주개혁세력들이 대동단결해야 할 때다. (그 단결에) 추미애가 앞장서겠다”고 밝혀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실상 탈당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추심’을 돌리는 길이 민주당이 살길이라고 생각한 민주당 지지 네티즌들은 민주당 보다 추 의원의 홈페이지로 몰려가 수백 건의 글을 올리며 담판을 지으려 하고 있다.
네티즌 ‘JJJ’는 “추미애는 민주당으로 시집온 이상 민주당의 귀신이 되어야 한다”며 “추 의원이 열린우리당에 건너간 다른 의원들처럼 정치적 이해관계를 우선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인간됨됨이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네티즌 ‘마이산’은 “위기에 처한 프랑스를 잔다르크가 구해냈던 것처럼 침몰직전의 민주호를 구해달라”며 “민주당이 침몰하는 것을 가장 반길 세력은 열린우리당이다. 그들의 소원대로 그냥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는가”고 호소했다.
‘민사랑’은 “개혁은 안에서 하는 것”이라며 “자기 뜻이 맞지 않는다고 해서 탈당, 분당한다면 철새 정치인이 될 뿐이다. 추의원도 어려운 민주당 생활을 지금까지 참아왔고 정권교체도 하지 않았나. 끝까지 민주당과 희노애락을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렇게 가다간 지난해 9월 신당추진파의 탈당에 이은 제 2차 분당 사태가 초래될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인지 조 대표에 대한 퇴진요구도 거셌다.
‘민주시민’은 “소장파 의원들은 민주당을 망친 조대표를 퇴진시키라”며 “그후에 국민에게 탄핵정국에 대한 설명과 사과를 하고, 정체성 잃은 민주당을 쇄신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준다면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인’은 “추 의원은 개혁공천과 한나라당과의 공조불가를 주장했는데 조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들이 어리석은 행동으로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며 “추 의원은 조대표와 담판을 지어 2선으로 후퇴시키고 참신한 인물을 총선에 공천해 노여워진 민심을 다독거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추 의원이 굽히지 않는다며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지나가다’는 “꼭 대장해야 겠는가”라며 “이제와서 내가 해야만 다 산다 하는 것은 억지다. 본인도 소신을 세우지 못했는데 반성은 않고 지도부 탓만 하면 어쩌자는 건가. 노통 꾸짖을땐 엄격하고 줏대있던 분이 왜 자기에겐 기준도 없는 정치가가 되어버렸나”고 말했다.
‘너무한다’는 “탈당의 명분을 쌓기 위한 전략같다. 집단 탈당 후 몇 개월 지나면 열린우리당과 합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추 의원의 행동은 스러져가는 민주당에 몸담기엔 자신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추미애 의원은 26일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지지자들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고 나도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며 “아직은 (조순형 대표를 만날) 계획은 없지만 다시 만날 수는 있다”며 추가회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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