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9]열린우리 “朴風의 확산 막아라”

  • 입력 2004년 3월 26일 18시 34분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왼쪽)은 26일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열린 대구 성서초등학교 ‘개구리소년’ 합동 영결식에 참석해 유가족을 위로했다.     -대구=국회사진기자단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왼쪽)은 26일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열린 대구 성서초등학교 ‘개구리소년’ 합동 영결식에 참석해 유가족을 위로했다. -대구=국회사진기자단
‘박풍(朴風)의 확산을 막아라.’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26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를 직접 방문해 ‘박근혜 효과’의 조기 차단에 나섰다.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은 야당의 ‘거여 견제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대세 굳히기’ 작업에 들어갔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7시 대구로 내려가 경북대병원에서 열린 ‘개구리소년’ 합동 영결식에 참석한 뒤 지역 언론 및 대학생 기자들과 청년실업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대구가 전국에서 지역총생산이 거의 꼴찌인데 ‘대구에서 큰소리치고 서울로 간 (한나라당) 정치인’들은 정작 차떼기에 앞장서며 탄핵을 주도했다”며 “열린우리당에 안정 의석을 주면 대구를 살려 내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날 그동안 민생투어 등 ‘포지티브 캠페인’에 주력해 왔던 것과는 다른 면모도 보였다. 그는 “이 지역 한나라당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남한을 북한 수준으로 끌어내리려 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며 ‘역(逆)색깔론’을 제기했고, “그동안 대구는 지역 구도만 자극하면 무투표 당선되는 후진정치의 틀 속에 있었다”며 지역민의 자존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귀경 직전까지 수성시장 등 재래시장을 도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서울에서는 김한길 총선기획본부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 의장이 비례대표 22번 정도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역대 총선에서 한 정당이 득표율 40%를 넘긴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득표율 40% 정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열린우리당의 정당지지율은 45% 안팎이어서 이 추세대로라면 정 의장의 원내진입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본부장은 또 ‘거여 견제론’에 대해 “오랫동안 국회 권력을 독점해 온 세력의 전략이며 엄살”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요즘 지역구에 가보면 많은 유권자들이 ‘이미 선거가 끝났다’고 말한다”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가지 않을까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재경(李在慶) 부대변인도 “헌정 유린과 부패의 옷을 그대로 입은 채 견제론을 들먹이는 것은 미래를 견제하기 위해 과거에 힘을 달라고 하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서울 강북을과 중랑갑, 경남 진해, 전남 장흥-영암 등 미공천 지역 4곳을 제외한 전 지역구의 공천 작업을 끝냈다. 이들 4개 지역도 27일까지 공천을 모두 완료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정당사상 전 지역구에 후보자를 내보내는 것은 1996년 15대 총선의 신한국당 이후 8년 만이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대구=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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