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햇볕정책 아직도 유효하다”

  • 입력 2004년 3월 26일 18시 41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나와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에 현재는 별로 대화가 없지만 하려고 하면 할 수 있다”면서 “국내정치에는 관여하지 않지만 한반도 평화에는 관심이 많으며 이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은 아직도 유효하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이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는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큰 진전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그 밖의 회견 내용 요약.

▽한반도 정세=북한은 2002년 7월 경제개혁 조치로 시장경제의 길로 들어서는 등 변하고 있다. 북한 시장에서 한국 전자제품이 팔리고 있으며 고위층 자녀들은 한국 유행을 따르려 한다. 다만 핵문제로 북-미관계가 진전되지 않아 남북관계가 제약을 받고 있다.

▽6자회담=한반도 평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성과를 거두면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한 다국간 협력구조로 바뀔 것이다. 6자회담 자체는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 큰 진전이 없을 것이다.

▽햇볕정책=햇볕정책 외에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 북한이 무너지면 한국은 경제 사회적 부담 능력이 없다. 북한이 무력을 행사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통일문제=북한을 변하게 하려면 국제사회와 접촉하도록 해 바깥 정보가 들어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사람은 자존심이 강하다. 과거사 문제가 있는 일본이 압력을 가하면 북측은 주민을 선동할 것이다. ▽한일관계=최근 일본 정치지도자들이 과거사를 미화하려는 징후가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계속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대한 우려가 한국과 중국에 확산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 설득 비화=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6월 이후 12월 말까지 북-미간에 활발한 대화가 있었다. 남북정상회담 때 김 국방위원장이 “북한에 대한 공격을 미국이 포기한다면 통일 후 미군이 주둔해도 좋다”고 한 말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에게 전화로 전달한 것이 계기였다. 2002년 2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좋다고 대화하고, 싫다고 대화하지 않는 외교원칙은 없다”며 로널드 레이건 정권이 소련을 ‘악마의 제국’이라 비판하면서도 대화했던 사례를 들어 북과의 대화를 설득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햇볕정책을 지지했다.

▼대외활동 5월부터 재개▼

김대중 전 대통령이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포럼에 참가해 연설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외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전했다.

이 신문은 김 전 대통령이 최근 ‘김대중 도서관’ 집무실에서 퇴임 후 외국 언론매체와 첫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 전 대통령은 OECD 포럼 연설에 이어 노르웨이를 방문해 노벨상 관련 연설을 한 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보건기구(WHO) 연차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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