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과정에서 유시민(柳時敏) 의원을 비롯한 당내 개혁당 출신 인사 및 당직자들이 강력하게 반발, 계파간 갈등에 따른 진통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당내외 인사 146명이 선거인단으로 참가한 비례대표 순위확정위원회에서 미리 번호가 배정된 전략후보 12명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후보 28명의 순위 결정을 위한 투표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이경숙(李景淑) 전 한국여성단체연합대표와 박명광(朴明光)상임고문이 남녀 1위로 각각 비례대표 5번과 12번을 배정받았다. 또 김현미(金賢美) 총선기획단 부단장과 김영주(金榮珠) 사무차장이 각각 11번과 13번에 포진했다.
이어 비례대표 후보자 인준을 위해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위원들은 조성준 의원의 전략후보 선정을 비판하고 인준을 거부했다. 중앙위원회는 3시간여에 걸친 토론에도 결론이 나지 않자 투표를 실시, 조의원을 비례대표 후보에서 제외시켰다. 상임중앙위원회는 곧바로 회의를 열고 조의원 자리인 비례대표 '20번' 에 박홍수 대표를 공천했다.
이에 앞서 유시민 의원은 비례후보 순위 확정을 위한 투표 직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당 지도부를 성토한 뒤 투표 불참을 선언하고 퇴장했다. 그는 전략후보 선정과 관련해 △이경숙 전 당 공동의장의 전략후보 배제와 △당적 미보유 상태인 조성준 의원의 후보선정을 비판했다. 당직자들은 비례대표 후보에서 빠진 박양수(朴洋洙) 조직위원장 구명을 위한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순위 투표 직전에 일반후보였던 박찬석(朴贊石) 전 경북대 총장을 전략후보에 포함시키고 정동영(鄭東泳) 의장을 일반후보로 변경했다. 정 의장은 순위 투표를 거치지 않고 중앙위원회에서 22번으로 결정됐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열린우리 1번 장향숙씨▼
열린우리당이 29일 비례대표 후보 1위로 선정한 장향숙(張香淑·46) 당 중앙위원은 당 지도부가 발굴한 다목적 카드다. 생후 1년 반 만에 소아마비 1급 장애인이 된 그는 어려운 살림 탓에 22세가 돼서야 지인이 구해준 휠체어를 타고 처음으로 세상 구경을 했다.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장 후보는 집에서 1만여권의 책을 읽었으며 24세 때부터 청소년, 장애인 돕기 운동을 시작해 1998년 부산여성장애인연대 창립을 주도했다. 고향이 경북 영주인 그의 발탁은 영남 공략도 염두에 둔 것이었다는 후문.
그는 기자들과 만나 “전국의 450만 장애인과 많은 소외계층에 대한 당의 배려라고 생각하고 이들에게 희망이 되는 정치를 하겠다”며 “등원하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등 당면 현안을 우선순위를 정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