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민주당사 주변에 때 아닌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른바 ‘추미애 살생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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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당내에서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는 현역의원은 4명.
탄핵정국을 주도한 유용태 원내대표를 비롯 박상천 전 대표, 최재승, 김옥두 의원 등이다.
박 전 대표와 유 원내대표는 ‘한·민공조’의 책임을, 김 의원과 최 의원은 ‘호남 개혁공천’차원이라는 것.
민주당은 17대 총선 후보등록을 하루 앞둔 30일 선대위 공직후보 재심특위를 열어 공천 취소자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언급된 4명외에도 호남의 K 의원과 수도권의 L 의원 등 5명 정도가 더 물갈이 대상에 포함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들린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탄핵 추진 과정에서 한·민 공조를 통해 당의 정체성을 훼손시킨 핵심인사들에 대한 공천 배제가 불가피하다는 데 재심특위의 의견이 모아졌다”며 “박 전 대표는 탄핵안 추진의 이론적 뒷받침을,유 원내대표는 이를 실행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옥두, 최재승 의원은 호남 개혁공천 차원에서 물갈이를 해야한다”며 “당이 거듭 태어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와 유 원내대표, 김 의원 등은 분당과정에서 분당에 반대한 ‘정통모임’의 핵심인사다.
민주당은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참신한 후보를 재공천하거나 적임자가 없을 경우 아예 무공천 지역으로 남겨놓은 뒤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입당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의원들은 “공천취소 설은 사실 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공천장 수여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이를 전격 취소하고, 공천장을 시·도지부로 일괄 전달키로 했다.
추미애 의원은 선대위 출범식 후“오늘(30일)밤 모처에서 논의 할 것”이란 말을 남기고 급히 자리를 피했다.
그러나 선대위 공직후보재심특위 위원장에 내정됐던 이종찬 전 국정원장은 이날 저녁 회의 직전 “조순형 대표를 비롯한 당의 여러 중진들이 반대하는 개혁공천이 벽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는 한계를 느꼈다”며 재심위원장 고사 입장을 밝혀 당내 갈등이 재연 될 조짐을 보였다.
조순형 대표는 인사말 원고까지 배포한 상황에서 선대위 출범식에 불참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에 앞서 추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개혁공천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추 의원은 재공천이 가능하리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의 당헌당규에 있는 규정대로 할 것”이라며 “제가 선대위원장을 수락하면서 당이 새롭게 거듭나는 모습을 저희 스스로 보이겠다는 각오를 이미 약속드렸기 때문에 (개혁공천은) 피할 수 없는 사항이 됐다”고 답했다.
추 의원은“호남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다”는 말로 범위가 넓어질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하지만 “특정인을 공개된 자리에서 거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호남중진 용퇴론을 꾸준히 주장해 온 추의원이 물갈이 대상으로 앞서 언급된 박상천 의원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추의원은 개혁공천의 추진동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들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의원은 29일 박준영 전 청와대 공보수석의 복당을 요청했다. 추 의원은 탄핵사태에 반발해 탈당했던 박 전 수석을 선대본부장으로 기용할 예정인데 박 수석은 받아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추의원은 또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최인기 전 행자부 장관을 중용 할 뜻을 내비쳤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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