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비례대표]“개혁당, 세긴 세네”…결집력 과시

  • 입력 2004년 3월 30일 18시 46분


“개혁당이 세긴 세네.”

29일 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 순위경선 과정에서는 유시민(柳時敏) 의원을 중심으로 한 개혁당 출신 인사들의 응집력이 또다시 입증됐다.

이날 경선에서 유 의원은 상임중앙위의 ‘전략 후보’ 선정에 대해 두 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하나는 창당 이전 신당추진위 공동대표를 지낸 이경숙(李景淑)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를 ‘전략 후보’에서 제외시킨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조성준(趙誠俊) 의원을 당 상임중앙위가 비례대표 20번으로 배정한 것이었다.

유 의원은 문제제기 직후 항의의 뜻으로 경선장을 나가 일부 지인들에게 “본보기로 중앙위원회의에서 (전략 후보 중) 몇 사람을 떨어뜨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의 문제제기는 결과적으로 모두 수용됐다. 이 전 대표는 표결 끝에 여성비례대표 경선자 18명 중 1위를 차지해 비례대표 5번을 받았다. 경선 이후 열린 중앙위원회의 비례대표 인준에서 유 의원은 후보들에 대한 일괄인준이 아닌 개별인준을 주장해 조 의원에 대한 인준을 표결로 부결시켰다.

이는 모두 개혁당의 강력한 결집력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당내 개혁당 출신 중앙위원 수는 전체 73명 중 20여명. 하지만 똘똘 뭉친 힘 때문에 “개혁당에 찍히면 좋지 않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는 당내 분란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29일 경선과정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적지 않은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총선 이후 ‘개혁당을 중심으로 한 노무현 직계세력’ ‘정동영 의장 중심의 현 지도부’ ‘김근태 원내대표 중심의 정통개혁파’간에 힘겨루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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