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처럼 톡톡 튀는 선거 캠페인을 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선관위 근무를 자원해 온 20대 행정고시 출신 여성 사무관 2명의 젊은 감각과 열정이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11월과 올 4월 각각 선관위 근무를 시작한 채수경(蔡洙慶·28), 윤경숙(尹京叔·29) 사무관이 그 주인공. 이들은 신문 포스터 등 인쇄매체 홍보와 방송광고 및 인터넷 홍보의 실무를 각각 책임지고 있다.
중앙선관위 5급 직원 중 가장 어리지만 이들은 이 분야에서 거의 ‘전권’을 휘두를 정도로 간부들의 신임이 두텁다. 이들의 노력과 실적이 그만큼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공무원 6시 퇴근이요? 우리와는 거리가 먼 얘깁니다. 주말도 잊고 살아요. 하지만 우리가 만든 홍보물로 정치에 무관심했던 유권자들이 한 분이라도 더 투표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요.”
각종 선거 관련 로고송과 패러디 포스터 등이 실린 중앙선관위 인터넷 홈페이지와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총선특집’ 코너 접속건수는 무려 50만건이 넘었다. 또 탤런트 차인표, 이서진씨가 나오는 방송광고는 각종 방송광고를 모아 놓은 ‘TVCF(www.tvcf.co.kr)’ 사이트에서 ‘눈에 띄는 광고’로 선정됐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관공서 홍보는 계도적인 게 대부분이지요. 그러나 젊은 세대가 정부의 일방적 지시나 계도를 좋아할 리 없지요.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지시’가 아니라 ‘권유’를 해야 합니다.”
연수원에서 만난 동갑내기와 2년 전 결혼한 채 사무관은 “이번 홍보업무가 끝나면 정당이나 선거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행시 합격 후 첫 발령지로 선관위를 택한 윤 사무관은 “다음 선거 때도 홍보업무를 맡는다면 모바일에 맞는 아이템들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