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대구 수성구 화랑공원 내 테니스장. 마침 테니스를 치기 위해 모여든 주민 20여명이 명함을 건네며 지지를 호소하는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이들과 악수를 나눈 조 대표는 “반응이 상당히 좋은 것 같다. 그러나 막상 투표장에서는 달라지지 않을까 걱정 된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곁에 서있던 부인 김금지(金錦枝)씨도 “표로 연결될지는 15일이 돼 봐야 알겠지만 끝까지 자신감을 잃으면 안 된다”며 거들었다.
조 대표는 수성구의 재래시장과 할인마트, 체육공원을 누비며 2일부터 10일째 도보유세를 하고 있다. 주민 정상권(丁相權·56)씨는 “조 대표 같은 분이 당선돼 한국의 정치문화가 한 단계 발전해야 한다”며 “부드럽고 서민적인 분 같다”며 호감을 표시했다.
조 대표가 수행원 4, 5명과 함께 이용하는 유세용 승합차는 로고송도 틀지 않고 확성기도 이용하지 않는다. 요란한 선거운동을 싫어하는 데다 소음으로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염려해서다.
조 대표는 부활절인 이날 ‘수성구의 한 교회를 방문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참모진의 의견을 묵살하고 한산한 체육공원을 찾았다. 그는 ‘종교가 없는 내가 휴일에 교회나 성당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선거운동도 원칙을 고집하는 ‘미스터 쓴소리’ 조 대표의 태도에 선거참모들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라며 애를 태우고 있다.
임선옥(林仙玉·50) 조직부장은 “한 표는 지지 정당에, 한 표는 조 후보에게 던지겠다는 주민들이 늘고 있어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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