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방부에 따르면 특전사 707특임대대 특전장비 관리책임자인 박모 준위(51)가 7일 서울 송파구 부대 장비창고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육군측은 “박 준위는 현재 수사 중인 특전사 낙하산부품 비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준위는 동료들에게 ‘전우의 목숨이 달린 낙하산부품에 대해 어떻게 비리를 저지를 수 있느냐. 심한 배신을 느낀다. 모두가 우리에게 손가락질을 한다’는 말을 했다고 군 수사기관은 전했다.
박 준위의 가족들은 동료들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자살 동기로 주장하고 있다.
이에 앞서 5일에는 실제 사건 용의자인 특전사 출신 5급 군무원 김모씨(48)가 충북 청주시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졌다.
경찰과 합동 수사를 벌이고 있는 군 검찰단은 “이미 구속한 황모 준위(45) 등 3명 외에 자살한 김씨를 포함해 최소 5명의 추가 구속을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001년부터 2003년 사이 사용연한이 지난 낙하산부품을 특전사에 납품한 군납업자와, 이들로부터 뇌물과 향응을 받은 특전사 관계자 등을 2일 구속하고 추가 혐의자 15명의 명단을 군 검찰단에 이첩했었다.
비리사건 이후 특전사는 군납부서에 오랫동안 근무한 직원들을 다른 보직으로 이동시키는 등 후속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목숨이 달린 낙하산에 노후한 부품을 재활용했고, 사건 관련자들이 업체에서 받은 돈을 유흥비로 썼다는 점 등에서 파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박 준위가 소속한 707부대는 군 유일의 대테러전담부대로 특전사 최정예요원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특전사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군 검찰도 특전사 출신 및 요원들의 잇단 자살에 크게 당황해 하며 군 내부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특전사는 다른 부대보다 국가관과 자부심이 강해 비리 사건의 충격이 더 크다”며 “비리를 근절하고 군납 절차를 투명화하려는 노력과 함께 내부 사기를 높이기 위한 조치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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