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감이 “탄핵세력 심판” 글 인터넷 신문에 게재 파문

  • 입력 2004년 4월 12일 18시 28분


광주지역의 한 중학교 교감이 탄핵을 주도한 세력에 대한 심판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글을 인터넷 신문에 게재해 파문이 일고 있다.

광주 광산구 W중 김모 교감(57)은 최근 광주지역의 모 인터넷 신문에 ‘30년 교직자의 양심을 걸고 쓴다’는 제목의 특별 기고를 통해 “정권 찬탈을 위한 탄핵 주도세력과 탄핵 공조세력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바로 젊은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감은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가결되던 날 군대에 있는 아들과 대학에 다니는 딸에게 ‘위태로운 이 나라를 살려낼 수 있는 길은 탄핵 철회에 온 힘을 기울이는 길밖에 없다’는 내용의 글과 ‘만약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가결된다면 민주 수호를 갈망하는 모든 국민은 벌 떼처럼 일어나 싸울 것’이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감은 “차떼기 당은 국민을 위한 정당이 아니다. 수구 정당과 야합해 민의를 거스르고 탄핵이라는 정치적 도발을 선택한 미련한 작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김 교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감이라는 신분을 떠나 시민의 한 사람으로 탄핵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누구를 선동할 뜻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김 교감을 출석시켜 공무원 신분으로 글을 기고한 경위와 이 글이 특정 정당의 지지를 유도하는 등 선거법에 위반되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김 교감은 1997∼9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시지부 국공립지회장을 지냈으며 전교조 간부 출신으로는 전국 처음으로 9월 교장 임용을 앞두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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