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선관위 발송 신상정보 위력…부동층 지지후보 교체

  • 입력 2004년 4월 12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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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 사람은 5년간 세금을 10만원도 안 냈잖아.”

전주시내 팔달로에서 만난 이용희씨(45)는 12일 집으로 배달된 후보자 정보공개(신상정보)를 훑어본 뒤 평소 마음에 뒀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게 됐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10, 11일 각 가정으로 일제히 발송한 ‘후보자 신상정보’가 선거 막판 표심을 가르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후보자 신상정보 자료를 각 가정에 발송하는 것은 이번 총선에 처음 도입된 제도. 한 장으로 정리된 정보공개표를 보면 파렴치 전과가 있는지, 병역 미필은 무슨 사유인지, 세금은 제대로 냈는지 등에 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전북도 선관위측은 “신상공개는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선관위가 작성한 것이나, 허위 자료임이 드러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후보자들이 정확한 자료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30%를 넘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거 막판에 배달된 신상공개 자료가 미칠 영향력이 더욱 큰 상황이다. 전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정미숙씨(56·여)도 “집으로 배달된 후보자 신상정보를 꼼꼼하게 읽어보고 마음을 정했다”며 “이웃집에도 (꼭 읽어보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전주 완산을의 A후보는 “투표 2, 3일을 앞두고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후보자 신상정보를 들춰보기 마련”이라며 “특히 혼전지역에서는 막판 표심을 흔들 변수”라고 전했다. 김제-완주에 출마한 B후보는 “(신상정보 공개로) 지금까지 결점이 숨겨져 있었던 후보가 맥없이 무너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주=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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