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우리당과 민노당은 경쟁상대 일 뿐"

  • 입력 2004년 4월 13일 12시 44분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과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논객인 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총선을 목전에 두고 ‘민노당 지지표’에 대한 성격을 둘러싸고 반박에 재반박을 거듭하며 사이버상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유시민 의원은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의 경쟁상대일 뿐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민노당은 입만 열면 우리당이 보수정당의 한 분파라고 까대면서 우리가 경쟁상대인 진보정당으로 흘러가는 표를 돌려놓으려고 하는 것은 왜 비난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표를 모으려는 노력은 정당의 당연한 권리이니 흥분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유 의원은 이날 “나의 발언을 두고 민노당 김종철 선대위 대변인이 ‘열린우리당의 정치행태는 부패세력인 과거 정권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하고, 민노당 논객인 진중권씨도 ‘몇 석 더 먹으려고 쇼를 한다’고 비난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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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그는 지난 12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당의 압승 전망이 나오면서 진보정당의 원내진입이 필요하다고 느끼던 유권자들이 우리당에서 민노당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정당표는 민노당에 주더라도 후보표는 우리당 후보에게 던져야 한다”고 주장해 논쟁에 불씨를 당겼다.

이에 대해 진중권씨는 12일 인터넷 '진보누리' 사이트에 올린 ‘민주노동당 지지 무섭게 확산’이라는 글을 통해 “유시민의 발언은 그저 자신들의 초초감만 드러내줄 뿐”이라며 “정동영과 유시민은 몇 석 더 먹으려고 쇼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진씨는 “열리우리당이 툭하면 깜짝 쇼로 이벤트 정치를 벌여왔는데 시민들도 그거 봐주는데 지쳤다”면서 “꼬마 정당에서 졸지에 과반을 먹으면 과한 줄 알고 더 이상 징징 짜며 앵벌이하지 말라. 불쌍하게 봐줄 사람이 없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또 “노무현에 대한 환상은 이미 다 깨졌고 열우당에 대한 기대도 별로 없다”면서 “이미 생각 있는 사람들은 다 민노당으로 넘어왔고 이번 지지는 대단히 확고하다”고 주장했다.

진씨는 뒤이어 13일 오후 '진보누리'에 올린 '열린우리당의 진짜 위기는?'이라는 두번째 글을 통해 "열린우리당은 지식인, 문화계, 영화계, 법조계 등 대변인층과 노동자, 농민, 노점상, 서민 등 지지세력을 모두 민노당에게 잃어 대중적 토대가 없어졌다는 것이 진짜 위기"라면서 "선거에 눈이 뒤집혀 그깟 몇 석 더 얻으려고 유치하게 앵벌이나 하지 말고 뭔가 전략적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유 의원에게도 "민노당이 등장한 이상 유시민씨의 빈껍데기 진보도 소용없게 됐다"면서 "개혁적, 진보적 레토릭(수사법)을 버리고 보수주의자로서 합당한 논리를 개발하라. '진보'는 우리에게 맡기고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에 대해 숙고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앞서 유 의원은 13일 오전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보정당의 의회 진출 욕구를 충족시키기보다 이에 상충되는 거대야당의 부활을 저지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민노당에 던지는 표는 권영길 후보의 경남 창원을 등 2곳을 빼고 모두 사표(死票)이니 더 이상 온정주의적 태도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늘부터 온라인상에서 사표를 막는 전투를 시작했는데 24시간 안에 정리될 것”이라며 사실상 민노당과의 ‘사이버 전면전’을 선포했다.

▶ 유시민 의원 '아침편지' 전문 보기(12일)

▶ 진중권 문화평론가 반박 글 전문(12일)

▶ 유시민 의원 재반박 글 전문(13일)

▶ 진중권 문화평론가 재반박 글 전문(13일)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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