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후보자 본인의 재력과 당락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후보자의 선거자금 조달 능력은 당락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동아일보와 연세대 국제학연구소 모종린(牟鍾璘) 교수팀이 아시아재단과 공동으로 17대 총선 지역구 출마자 1175명 중 672명의 유력후보에 대한 관련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 중 지역 및 정당별 분포를 감안해 추출한 241명(당선자 119명, 낙선자 122명)의 후보에 대해서는 집중 서면인터뷰를 실시했다.
▽당선자는 후원금, 낙선자는 개인자금에 의존=선거자금 마련 방식은 당선자들의 경우 후원회를 통한 조달이 46.47%로 가장 많았고, 개인자금 비중은 43.99%였다. 반면 낙선자는 개인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57.57%로 가장 많았고, 후원회를 통한 조달은 33.22%에 그쳤다.
정당별로는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후원회 모금의존도가 평균 51.05%인 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들의 후원회 수입비중은 각각 32.55%, 22.19%로 정치자금 모금에서 여당프리미엄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진성당원과 후원회 의존도가 높은 민주노동당은 야당임에도 오히려 후원회 비중이 가장 높아 63.25%에 달했다.
후원회 수입과 관련해 가장 불평등이 심한 대목은 현역의원과 원외후보의 차이. 현역의원은 후원회 비중 60.96%, 개인자금 비중이 27.39%로 나타났지만, 원외후보는 후원회 비중이 36.98%에 불과한 데 반해 개인자금 비중이 53.9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 조달 능력과 당선 가능성은 비례=재력과 당선은 일단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후보 중 재력가 상위 30인 가운데 33%인 10명만이 당선된 것이 이를 말해준다. 특히 재력가 중 상당수(8명)가 무소속이었지만 한 사람도 당선되지 못했다는 것은 재력보다는 소속정당이 훨씬 중요했음을 시사하는 대목.
하지만 선거자금의 수입(조달) 규모 순으로는 상위 30명 중 24명이 당선되었고, 6명만이 떨어졌다.
실제 당선자의 경우 선거자금 수입으로 평균 1억5600만원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반면 낙선자는 1억1600만원을 신고해 40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여성후보는 평균 1억3200만원을, 남성후보는 1억3100만원을 선거자금으로 모금해 남녀 후보별 선거자금 조달능력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홍보비 지출 확대=선거자금 지출과 관련해 2001년 동아일보와 연세대 국제학연구소가 16대 총선출마자 70여명을 집중 조사한 결과 유력후보들은 평균 70%를 조직 동원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17대 총선 후보자들은 60%를 홍보비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나 조직 동원형 바람몰이에서 매스미디어 방식을 이용한 이미지정치로 선거운동의 주종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이번 조사의 응답자 93.4%가 16대 총선에 비해 돈을 적게 썼다고 답했다. 후보들은 특히 선거비용이 줄어든 이유로 55.5%가 ‘감시와 처벌강화’를 꼽았다.
대표집필=임성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정리=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선거자금 모금순위 상위 30인의 모금액과 당선 여부 | |||
순위 | 이름 | 모금액수(원) | 당선여부 |
1 | 조진형(한) | 3억3251만 | X |
2 | 이재창(한) | 3억482만 | O |
3 | 김원기(우) | 2억9717 만 | O |
4 | 배기선(우) | 2억8537만 | O |
5 | 이종걸(우) | 2억7570만 | O |
6 | 심규철(한) | 2억7000만 | X |
7 | 임태희(한) | 2억6778만 | O |
8 | 강재섭(한) | 2억6488만 | O |
9 | 문병호(우) | 2억6100만 | O |
10 | 이상경(우) | 2억5005만 | O |
11 | 강봉균(우) | 2억4906만 | O |
12 | 김양수(한) | 2억4832만 | O |
13 | 염동연(민) | 2억4816만 | O |
14 | 유재건(우) | 2억4700 만 | O |
15 | 이강래(우) | 2억4602만 | O |
16 | 추미애(민) | 2억4314만 | X |
17 | 허태열(한) | 2억4214만 | O |
18 | 김덕규(우) | 2억3666만 | O |
19 | 이근식(우) | 2억3382만 | O |
20 | 김성식(한) | 2억3329만 | O |
21 | 김기춘(한) | 2억3211만 | O |
22 | 홍준표(한) | 2억3186만 | O |
23 | 강운태(민) | 2억2907만 | X |
24 | 곽영훈(한) | 2억2888만 | X |
25 | 권선택(우) | 2억2800만 | O |
26 | 양형일(우) | 2억2741만 | O |
27 | 정세균(우) | 2억2706만 | O |
28 | 박상돈(우) | 2억2605만 | O |
29 | 김용학(한) | 2억2428만 | X |
30 | 구논회(우) | 2억2310만 | 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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