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대표 “진보세력 약진 시작 김정일과 만날 용의”

  • 입력 2004년 4월 23일 18시 54분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운데)가 2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클럽 초청 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17대 총선에서 약진한 민주노동당은 요즘 달라진 위상을 연일 실감하고 있다.  -서영수기자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운데)가 2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클럽 초청 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17대 총선에서 약진한 민주노동당은 요즘 달라진 위상을 연일 실감하고 있다. -서영수기자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표는 23일 “17대 총선 결과는 한국정치에서 수구세력의 몰락, 보수세력의 약화와 더불어 개혁 진보세력의 약진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정치를 진보와 보수가 경쟁하는 현대적인 체제로 바꾸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권 대표는 당 경제정책 기조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물론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도 성장 우선 논리에 동의하고 있으나 민노당은 분배를 통한 성장이란 패러다임을 제안한다”며 부유세 도입 등 조세제도 개혁과 군사비 삭감을 통한 무상교육, 무상의료, 공공주택 확대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노동자의 경영참가 보장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 △노동시간 단축과 공공부문 확대를 통한 실업 해결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북핵 3원칙으로 평화적 해결, 동시 일괄 타결,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제시하고 자주적 수평적인 한미관계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17대 국회 개원 즉시 이라크 파병철회동의안 제출과 국민소환제 도입, 비리 연루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 폐지 등을 거듭 강조하면서 2008년 제1야당, 2012년 집권이란 청사진을 제시했다.

권 대표는 연설 후 질의응답을 통해 철도 전력 가스 등 기간산업의 사유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을 논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날 민노당은 제2야당에 국회 제2부의장 자리가 배정돼 온 관행을 들어 국회부의장 1석을 공식 요구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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