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오전 경부고속철을 타고 대구로 가 총선 유세 때와 비슷하게 20분 단위로 지역구 내 9개 읍면을 방문했다. 숨 가쁜 일정이었지만 박 대표의 표정은 내내 밝았다.
방문지는 주로 재래시장과 시외버스터미널 등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민생 살리기’와 직접 관련된 곳에 집중됐다.
그는 만나는 주민들에게 “선거운동 기간에 제대로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이렇게라도 인사드리는 점을 용서해 달라”고 머리를 숙였다.
주민들은 “박 대표를 믿는다” “서민경제를 살려 달라”며 따뜻하게 맞았고, 한 40대 남성은 박 대표 일행이 이날 달성군 하빈면 동국리의 한 칼국수 집에서 식사를 하던 도중 식사비를 내고 사라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박 대표는 서울에서 경부고속철을 타기 전 기자들과 만나 17대 국회 운영과 관련해 “국회 표결을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법안 처리를 할 때 여야의 정책적 입장이 국민에게 투명하게 전달된 뒤 표 대결을 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싸우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밝혔다.
또 남북 국회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해 박 대표는 “회담은 초당적으로 국민의 공감대와 합의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17대 국회에서 초당적 대북문제 협의기구를 만들어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한편 지도체제 개편 논란은 이날 한층 확산되는 양상이었다.
소장파의 리더 격인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재오(李在五) 김문수(金文洙) 홍준표(洪準杓) 의원 등 대여 강경파 3인방의 집단지도체제 도입 주장에 대해 “지금은 지도체제 개편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김, 홍 의원은 전재희(全在姬) 의원 및 박계동(朴啓東) 당선자 등 재선, 3선 의원 10여명과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집단지도체제 관철을 위한 세 결집에 들어갔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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