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역 주변이 주택 밀집지역이라는 점과 폭발의 강도를 감안할 때 사망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건물 12동과 가옥 1850채가 완전히 무너졌고, 가옥 6350채가 파손됐다는 중국 신화통신 보도를 감안하면 매몰로 인한 희생자가 많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고가 난 용천읍의 인구는 6만5000명. 이 중 2만∼3만명이 역 주변에 거주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가가 용천역 바로 앞에 밀집해 있고, 붕괴된 건물 중에 2곳의 학교와 종합상점(백화점), 군부대 건물이 포함돼 있어 인명피해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
단둥지역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환영하기 위해 사고 당시 학생 700여명이 역에 동원됐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역에서 300m가량 떨어진 곳에는 용천읍중학교와 고등기술농업전문학교가 있어 환영행사가 아니더라도 건물 붕괴로 수업 중이던 학생 상당수가 희생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사고 당시 용천역 주변에서 공장 건설 작업을 하고 있던 북한군 4개 중대가 전멸했다는 소문과, 용천역에 있던 승객과 직원 500여명이 사망했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중국 단둥의 한인 사이에서는 이 사고로 2000∼3000명이 죽고 7000∼8000명이 다쳤다는 소문이 정설처럼 떠돌고 있다. 이번 폭발은 용천역 반경 500m를 폐허로 만들었다.
북한의 건축물이 대부분 충격에 약한 재질로 만들어져 건물 붕괴가 더욱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시골에서는 나무 기둥에 진흙 벽을 바른 뒤 시멘트로 얇게 미장을 하는 ‘산자집’이 많다. 진흙 벽돌을 사용하는 데다 시멘트의 강도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인구밀집 지역에서 대낮에 발생한 대규모 폭발, 이에 따른 건물 및 가옥 붕괴를 모두 감안하면 사상자 규모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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