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26일 보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같이 피력했다.
박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보수는 말 그대로 고치는 게 보수"라며 "보수는 항상 고치고 스스로 개혁하는 것인데 그러지 못해 보수가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보수는 과거의 좋은 것은 지키면서 고쳐나가야 한다"며 "이제는 제대로 된 보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그럴 때 한나라당이 더 개혁을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개혁보수, 열린보수, 중도보수 등의 얘기가 나오는데 나는 앞에 어떤 수식어가 필요 없는 보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박 대표의 이 같은 보수에 대한 개념 정의는 이날 열린 회의에서 원희룡(元喜龍) 의원이 "총선이 끝나니까 한나라당은 '차떼기'에 대한 반성이나 과거와의 단절 노력 대신 '밥그릇'을 놓고 엉뚱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박 대표는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에 대한 지원을 계기로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이 과거의 '원칙' 중심에 '유연성'을 가미하겠다고 천명했다.
박 대표는 "남북은 분명히 체제가 달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굳건히 하면서도 남북 공동의 발전을 위해 유연하게 나갈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인도적 차원과 남북한 교류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칙만을 강조하던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에 '유연성'을 강조한 것 역시 박 대표가 피력한 '보수론'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당 안팎에선 분석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9,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선자를 대상으로 연찬회를 열 예정이다. 연찬회를 앞두고 당내에선 당의 정체성과 지도체제 등을 놓고 벌써부터 신경전이 뜨겁다. 박 대표의 이날 '보수론' 피력은 연찬회에서 도출될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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