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鄭東泳) 의장은 인사말에서 “이 시대는 이념 정당이 아니라 실용 정당, 민주 정당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채정(林采正) 의원도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1부 기조 발제를 통해 민족 민주 평화세력을 포괄하며 중산층과 서민을 정치적 지지기반으로 하는 ‘개혁적 중도주의 노선’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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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정 토론자로 나선 강봉균(康奉均) 의원이 “참여정부 1년이 너무 구조적인 개혁에 치우쳤기 때문에 경기가 어려워졌다. 경기를 살리지 않으면 민생경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너무 이념적인 것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의가 촉발됐다.
그는 또 “기업을 통제하려는 유혹이 있겠지만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정책방향으로 삼아야 하고 지금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념을 배제한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 했다.
이에 경기 안산상록을의 임종인(林鍾仁) 당선자는 “총선의 의미는 선거혁명이다. 사회경제 분야에서 혁명이 일어났는데, 지도부의 생각은 4·15총선 이전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진정한 민생안정은 언론과 사법 개혁 속에서 나온다. 성장과 분배는 대립된 개념이 아니며 사회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분배하는 것이 진정한 내수 진작과 성장으로 이어진다”(송영길·宋永吉 의원), “발제 속에 중요한 문제인 자주와 대미외교 문제가 빠져 있고 언론개혁 문제도 빠져 있다”(서울 마포을 정청래·鄭淸來 당선자) 등의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임채정 의원은 “남북 문제는 국내 문제이자 국제적인 문제이고 언론개혁은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가는 절차가 중요한데, 지금은 공개적인 자리인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여당의 역할’을 주제로 한 2부 토론에서도 정체성 문제와 당의 운영 방식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기조발제에서 “입법 및 정책 추진 과정에서 활발한 당정협의를 해야 한다. 토론은 활발히 하되 개인별 소신 표명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에 앞서 정 의장도 “여당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 개인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민의 이익을 우선하자”고 당부했다.
이에 지정토론자로 나온 김원웅(金元雄) 의원은 “이념 정당의 시대는 가고 실용 정당의 시대가 왔다는 규정을 너무 쉽게 하는 것 같다. 경제 성장도 중요하지만 경제분야 개혁과제도 병행 추진한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 또 크로스보팅 제도를 적극 도입하는 것을 당의 원칙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특히 “17대 국회는 제2의 제헌국회라는 의미가 있다. 전반기 중 국회에 헌법연구회를 만들어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며 개헌론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이해찬 의원은 “개헌 문제는 2007년쯤 되면 자연스레 논의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고,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개헌 문제는 장 의원 개인의 생각임을 분명히 하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양양=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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