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일 "한나라당 해체하자는 것 아니다"

  • 입력 2004년 4월 29일 16시 24분


"당을 해체하자는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 박세일 당선자는 29일 국회에서 개막된 '한나라당 국회의원 당선자 연찬회' 행사장에서 이날 오전 불거진 '당 해체 논의'에 대해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이날 오후 기자와 만난 박 당선자는 "(해체 주장은) 토론 발제를 위해 학술적으로 제시한 2가지 방안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박 당선자는 이날 오전 기조강연을 앞두고 미리 배포한 강연자료를 통해 "한나라당을 법률적으로 해산(청산)한 뒤 전면적으로 새롭게 창당해야 한다"고 주장, 당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그는 "당 소속 의원 대부분이 법률적 단절을 원치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차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명과 강령 및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입장 변화는 '당 해체' 주장에 대해 영남쪽 중진 의원들은 물론, 수도권 중심의 소장개혁파들까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강재섭(대구 서구) 의원은 "평소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꾸자는 입장을 갖고 있지만, 당 청산엔 극구 반대한다"며 "필요하다면 당명 정도는 개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장파인 남경필(수원 팔달구) 의원도 "당 해체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며 "지금 필요한 건 '원내정당' 방향으로 갈 것이냐에 대한 논의와 당의 이념적 정체성 확립"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당선자는 한나라당의 이념적 정체성 문제에 대해 "우리는 '개혁적 보수' '중도 보수' '21세기 신보수'를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각각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명백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정당이 제시한 모든 정책은 인기에 영합해 수시로 변해선 안되고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로 열린우리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재준 기자 zz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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