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세일 당선자는 29일 17대 국회의원 당선자 연찬회에서 이 같은 이념을 바탕으로 한 대여(對與) 사상투쟁의 전개를 제안했다.
그가 제시한 사상투쟁의 목표는 정권창출이다. 사상전에서 이겨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여당의 이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좌편향의 진보’를 열린우리당의 이념으로 시사하며 이에 대한 한나라당의 중도보수 우위를 강조했다.
박 당선자는 좌편향의 진보가 불러올 폐단으로 △소수의 지배나 무정부상태 △시장경제체제에 대한 과도한 국가개입 △획일적인 집단주의 △급진적 변혁주의 등을 지적했다.
중도보수가 지향할 가치로는 △자유와 창의를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공정한 시장경제체제 △가족 지역 자연 역사공동체의 중시 △합리적 실용주의적 개혁주의 등을 꼽았다.
이는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이 나타나는 현실에서 가장 바탕이 넓은 중간지대를 선점해야 집권정당이 될 수 있다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및 소장파 등의 인식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박 당선자는 구체적으로 이날 강연에서 “지역 산업 세대 계층간 부의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21세기 보수는 20세기 보수보다 중도적이어야 한다”며 중간지대로의 이동을 강조했다.
박 당선자의 정치 입문 배경을 살펴보면 그가 이 같은 사상투쟁을 전개하게 된 배경을 읽을 수 있다. 그는 2002년 대선 직후 여권측의 입각 제의를 고사했다. 또 올해 초 한나라당측의 수차례에 걸친 영입 제의도 거절했다.
그러나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직후 ‘250 대 50’이란 총선 예상 결과에 자극을 받아 한나라당 입당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야당의 붕괴는 민주주의의 실패다. 이를 막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당선자와 당의 이념 정립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동아대 교수 출신의 박형준(朴亨埈) 당선자도 이날 “목표는 집권정당이며, 이를 위해선 ‘중도우파’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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