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官 노건평?…피고인 신분으로 법관 전용문 이용 논란

30일 오전 창원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했다가 공판이 끝난 뒤 법원을 나서는 노건평씨. 그는 이날 법정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법관 전용 출입문을 이용해 구설수에 올랐다.-창원=연합

남상국(南相國) 전 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형 건평(健平)씨가 법정에 출석하면서 법관 전용 출입문을 이용해 구설수에 올랐다.

법원은 “피고인의 법관 출입문 이용은 전례가 없는 일로 법정모독에 가깝다”고 불쾌감을 나타냈으며 관련자 처벌을 검토하고 있다.

건평씨는 30일 오전 9시반부터 창원지법 315호 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면서 불구속 피고인이 드나드는 법원 본관 뒤편 통로가 아닌 건물 내부의 법관 전용 출입문을 통해 재판부가 입정하기 전 일행과 함께 들어왔다. 또 공판이 끝나고 법관이 나간 뒤 같은 문으로 퇴정했다.

이 사건 담당 재판부인 창원지법 제3형사부는 “법관 전용 출입문은 피고인이 이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사전요청도 없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특히 청원경찰 등의 제지에 건평씨 일행 중 한 명이 ‘재판부와 사전에 의논했다’고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반면 변호인측은 “법관 전용 출입문은 판사들이 출입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지만 법관들만 이용해야 한다는 별도의 규정은 없다”며 “특히 재판부가 퇴정한 뒤 나왔으므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취재진이 몰려 있어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건평씨에 대한 공판은 재판부가 “수사 기록이 방대하고 참고인 진술도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며 변호인측이 요청한 신문 연기를 받아들여 다음 재판기일을 6월 4일 오전 9시반으로 잡고 5분 만에 끝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맡을 예정이던 건평씨에 대한 재판은 피고인의 요청으로 3월 19일 건평씨 거주지 관할법원인 창원지법으로 이송됐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