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장 “실용 추구… 의구심 지우길”

  • 입력 2004년 4월 30일 18시 50분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왼쪽에서 세번째)은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장(왼쪽에서 두번째) 박용성 대한상의회장(왼쪽에서 첫번째) 등 경제5단체장과 만나 기업의 세부담을 대폭 낮추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왼쪽에서 세번째)은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장(왼쪽에서 두번째) 박용성 대한상의회장(왼쪽에서 첫번째) 등 경제5단체장과 만나 기업의 세부담을 대폭 낮추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총선 승리 이후 처음으로 경제 5단체장과 다시 만났다.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경제5단체장과의 간담회는 재계에 경기 회복을 위한 투자와 채용을 늘려줄 것을 요청하기 위한 자리였다.

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 회장은 공개 발언에서 “열린우리당의 실용주의 노선에 상당히 안도했다”며 “낡은 제도로는 국민소득 2만달러 목표를 이룰 수 없으니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개혁 조치를 신속히 진행시켜 달라”고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우려감을 표시하며 재계의 요구를 쏟아냈다.

강신호(姜信浩) 전경련 회장은 “기업들이 뛰어놀기 좋은 운동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규제가 너무 많은 상태에서 수출의존도가 높고, 원자재 가격도 높아 불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박영선(朴映宣) 대변인이 전했다.

김재철(金在哲) 무역협회 회장은 “당선자 워크숍에서 우리나라의 외교통상 대상국으로 중국과 미국 등을 선호한다는 설문조사 수치가 보도됐는데 무역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도움이 안 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수영(李秀永) 경총 회장도 “일류 대기업들은 수조원씩 이익을 내고 있지만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박용성 회장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면 회사도 양보해야 하지만 고임금을 받는 정규직도 양보해야 한다”며 “정부의 일자리 마련 대책 중 성과를 거둔 것은 14개 분야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민주노동당이 주장하는 부유세 이야기가 나오는데 자본의 이동 문제를 감안해야 한다”고 민노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이에 대해 “실용 노선은 열린우리당의 기본방향이며 재계에서 열린우리당에 대해 티끌만 한 의구심이라도 있다면 지워 달라”며 “기업들에 대해 총 1조2900억원 규모의 세금 감면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신기남(辛基南) 의원도 “열린우리당은 복지에도 신경을 쓰겠지만 무리하게 하지 않겠으니 불안해하지 말고 투자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도 “기업의 역차별 문제는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실패한 제주를 방문해 “APEC 정상회의는 부산에서 개최하지만 통상적으로 장관회의와 재무장관회의 등 각료회의는 제주에서 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또 제주도를 국가가 공인하는 ‘국제회의 도시’로 지정하고 제주국제 컨벤션센터의 만성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국비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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