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영지사 당원 아니라더니”…열린우리 “잘못 알았다”

  • 입력 2004년 4월 30일 18시 57분


4월 29일 자살한 고 박태영(朴泰榮) 전남지사는 열린우리당 당원이었음이 확인됐다.

열린우리당측은 당초 박 지사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대변인실을 통해 “박 지사의 입당 원서가 당의 전남도당(지부) 심사를 통과하지 않았다”며 그의 당원 신분을 부인했다. 당헌당규상 각 시도지부에서 심사를 거쳐야 입당이 가능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하지만 중앙당에서 박 지사의 당원 자격을 부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남도당측 관계자들은 “심사를 거쳐 당원으로 활동해왔다”며 중앙당측에 항의했다. 이에 중앙당에서는 대변인단 회의를 거쳐 정동영(鄭東泳) 의장에게 보고한 뒤 29일 밤늦게 “전남도당의 심사를 거쳤는데 중앙당에서 잘못 알고 있었다”며 박 지사가 당원이라고 일부 언론에 뒤늦게 해명했다.

실제 박 지사는 3월 15일 민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 입당 기자회견을 했으며 지난달 23일에는 열린우리당 전남 선대위 해단식 등에 참석해 연설까지 했다.

이와 관련해 당내 일부에서는 총선 전 민주당과의 일전이 불가피하자 전남 공략을 위해 당 차원에서 박 지사 영입에 공을 들었던 사실을 들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고 우리 사람이 아니라고 발뺌한 것 아니냐”며 “망자(亡者)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는 비판도 나왔다.

박 지사의 친정이었던 민주당측은 이에 대해 “개혁의 탈을 쓴 구악”이라며 비난했다. 장전형(張全亨) 대변인은 “이번주 초 검찰소환을 앞두고 검찰측이 입당사실을 확인했을 때도 열린우리당측이 부인하는 바람에 박 지사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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