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정책위의장 후보 연설 전문

  • 입력 2004년 5월 11일 1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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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이해찬 의원님과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원장 후보로 나선 강봉균입니다.

우선 바쁘신 일정들을 취소하고 합동토론회에 참석하신 당선자님 여러분들께 경의를 표하면서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4·15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정책정당으로 자리잡기 위해서 우리가 '무슨 일부터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냐'를 원내대표 후보들에게 추궁하는 것이 오늘 토론회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소 존경해 오던 이해찬 후보를 원내대표로 모시고 정책위를 이끌어 갈 사람으로 여러분이 선택해 주신다면 어떤 사고방식으로 의원님들의 의정활동을 뒷바라지할 것인지 소견의 일단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지난 강원도의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의 정체성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보수냐, 진보냐', '실용주의 노선인가, 개혁주의 노선인가'도 우리당의 운영방식에 상당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열린우리당을 민생현안을 해결하면서 국가발전을 주도하는 정책정당으로 만들기 위한 가치 척도로서 '국민통합·국민참여'의 원칙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1년 여 전 신당 논의를 할 때의 기본철학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심각한 경제불황과 청년실업 문제 등에 직면해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국민소득 1만불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는 국가경쟁력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그 근본적 요인은 우리 정치권이 여러 갈래로 분열된 국민을 통합하지 못하고 경제사회 발전과정에서 소외되어 있는 국민들에게 능동적 참여기회를 만들어 주는데 실패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으로는 재벌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갈등, 노사간의 갈등이 심각하고 사회적으로는 빈부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지역적으로는 동서간의 갈등은 물론 수도권과 지방간의 갈등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외적으로도 남북간의 불안요소와 남북문제를 둘러싼 남남간의 갈등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정치권은 이러한 국민적 갈등을 해소하는데 노력하기 보다는 정당이나 정파의 이익을 위해서 국민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선거 때면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색깔논쟁을 서슴지 않았으며, 노사간 갈등이나 빈부격차 문제에 대하여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였습니다.

열린우리당은 이러한 국민적 갈등을 국민통합으로 이끌어 갈 시대적 사명을 안고 17대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통합을 위하여 안정과 개혁은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저는 안정과 개혁은 조화의 문제이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안정이 중요하다고 해도 현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심각한 국민갈등 요소일 경우에는 과감한 개혁을 추진해야 합니다.

반대로, 아무리 개혁의 명분이 분명하더라도 개혁추진 과정에서 더 큰 국민 갈등을 유발할 위험이 크면 그 개혁은 속도조절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런 원칙 하에 저는 정책위원장으로서 이해찬 대표를 보좌하면서 소속 의원님들의 의정활동을 성실히 뒷바라지하겠습니다.

첫째로, 경제분야에서는 구조적 국민갈등 요인을 해소하면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제도개혁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재벌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개혁을 과감히 추진하면서 중소기업과의 공정경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중소기업들도 생존을 위협받지 않으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될 것입니다. 대기업들이 성장동력 산업에 과감히 투자하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면서 그 혜택을 중소기업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개혁의 초점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며 시장 경제원리는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경기침체 문제나 청년실업의 문제들은 기업투자를 활성화하는 길 외에 다른 처방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사회분야의 갈등을 완화시키는데 정치권이 앞장서야 할 때입니다. 노사간의 갈등을 완화해 나가는 것은 당면한 경제 불황을 타개하고 국가 경쟁력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핵심적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은 노사관계 제도 개혁이나 정책을 다룰 때 상생의 원리를 벗어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희생당해서도 안되고 기업들이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 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불합리한 차별대우는 점차 축소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단순히 노사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노·노간의 문제도 내포하고 있는 노동시장 유연화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빈부간의 갈등을 완화시키고 저소득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의 생계 안정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사회복지 제도를 확충해 나가야 합니다. 다만 그에 수반되는 비용은 결국 일하는 계층에게 귀착되는 것이므로 우선순위와 완급조절은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로, 국민통합과 국가경쟁력 제고의 인프라가 되는 언론개혁, 사법개혁, 교육개혁 같은 문제들도 활발히 토론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추진방식과 절차는 국민적 합의를 필요로 합니다.

넷째로, 남북간 화해협력 정책은 우리당의 기본노선 입니다. 이와 관련되는 국가보안법의 개정도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당면한 북핵문제의 해결이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 미국의 역할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우리의 자주적 노력을 심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라크 파병문제는 상황 논리로 풀어 갈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파병 목적이 전후 복구와 재건활동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내란이 격화되어 재건활동이 어려운 상황일 때는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섯째로, 지역간의 갈등은 경제적 갈등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갈등요소가 많습니다. 결국 여야간의 상생의 정치,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자리잡도록 노력하면서 정당간의 지역대결 구도를 정책대결 구도로 승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국민통합·국민참여'의 정책노선은 국민에너지를 결집시켜 국가발전을 촉진시키면서 우리당의 국민적 지지기반을 넓혀주는 정치적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제가 정책위원장을 맡는다면 제도개혁의 우선순위 설정과 속도 조절에 있어서 국민통합기여도를 제일 중시하겠으며, 개혁추진의 방식에 있어서는 국민 참여도를 제일 중시하겠습니다.

이것이 제가 당 대표를 성실히 보좌하고 소속의원님들의 의정활동을 열심히 뒷받침하는 기본자세가 될 것입니다. 소속 의원님들이 한 분도 소외당하지 않고 국가정책을 이끌어 가는데 참여하면서 지역발전을 보살필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겠습니다.

이러한 열린우리당의 정책정당 시스템을 정립하는데 이해찬 의원님의 풍부한 국회운영 경륜과 이 사람 강봉균의 다양한 행정경험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당선자 여러분의 사랑을 받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러닝메이트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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