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토론마당]서울시 영어상용화 추진

  • 입력 2004년 5월 11일 19시 02분


▼모국어 지키는 유럽 도시 투자-관광 문제없어▼

영어를 잘한다고 해서 세계적인 일류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유럽에 배낭여행 갔을 때 대부분의 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러나 기차역 안내 부스 등에서 손쉽게 영어 유인물을 구할 수 있어서 의사소통에 별 불편 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볼거리가 많은 도시, 투자 환경이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고유의 전통과 특성을 가진 도시에 관심을 갖는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면 어지러운 표지판을 정비하고 곳곳에 안내소를 설치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것이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서울 시민 모두가 영어를 잘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은나래 대학생·서울 양천구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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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전문인력 선발하는 게 훨씬 더 경제적▼

서울시의 영어 상용화 조치는 즉흥적인 탁상행정의 결정판이라 해도 좋을 만하다. 행정문서에 영어를 병기하는 정도야 괜찮겠지만 한국인들이 영어로 회의를 한다고 해서 갑자기 말문이 트이겠는가. 어설픈 영어 상용은 ‘콩글리시’를 낳을 뿐이다. 외국인 투자를 늘리려면 영어로 회의를 하기에 앞서 국내 경제 불안 요인부터 해소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또 영어 상용화는 영어학원 러시 현상을 빚어 사교육비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서울시 직원만 해도 인사 가산점을 준다는데 학원으로 가지 않겠는가. 서울시는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로 직원들을 들볶지 말고 외국어에 능통한 전문 직원을 선발해 방문 외국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게 훨씬 생산적일 것이다.

홍병철 회사원·서울 양천구 신정동

▼어학공부 열풍 직장-학교서도 적절한 지원을▼

부산시의 경우 직원들이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외국어학원에 수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수강 희망자에게는 수강료도 일부 지원해 주고 있다. 어디 부산시뿐이겠는가.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까지 직원들의 외국어 습득 기회 제공 및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이 시점에 서울시가 간부회의 영어 진행 등 영어상용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니 바람직한 일이다. 외국어는 습관이다. 개인적으로 학원 및 자습을 통해 외국어를 습득했다고 해도 실생활에 사용하지 않으면 자유롭게 구사할 수 없다. 사람들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 학교 등에서 영어회화가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고용주 자치단체장, 학교장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삼례 공무원·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공무원 영어능력 향상 국제도시 발돋움 기회▼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경 없는 시대에 다양한 이문화(異文化)를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은 바로 의사소통이기 때문이다.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주한 외국기업 임직원의 56.7%가 한국인의 영어 소통 능력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가 일류 글로벌 도시로 올라서기 위해 공무원들의 영어상용화를 추진하는 것은 늦은 감이 있을 정도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서울시 직원들의 영어 능력이 향상될 경우 도시의 국제경쟁력도 향상될 것이다.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부터 “국제도시인 서울시 공무원들의 영어 소통 능력이 글로벌 시대에 너무 뒤처져 있다”는 얘기를 더 이상 듣지 말아야 하겠다.

임중선 여행가이드·서울 용산구 보광동

다음주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서울시 대중교통요금 거리비례제 도입 논란’입니다.

서울시가 올 7월부터 ‘대중교통 통합 거리비례제’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지하철 장거리 이용자의 부담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하철 출발역에서 종점까지 갈 경우 현재는 2구간 요금(740원)만 내면 되지만 7월부터는 기본요금(10km)을 넘어설 경우 5km마다 100원씩 더 내야 하기 때문에 요금이 1000원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이용한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수익자부담 원칙’을 강화해서 지하철의 만성적자를 해소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의도입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서울시 외곽에 사는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500자 정도로 정리해 다음주 월요일(5월 17일)까지 본사 기획특집부로 팩스(02-2020-1299) 또는 e메일(reporter@donga.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실명(實名)과 주소 직업 전화번호 등을 명기하시기 바랍니다. 채택된 글에 대해선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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