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1일 ‘김대중 도서관’에서 신기남(辛基南)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예방을 받고 이같이 충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남북관계, 6자회담을 둘러싼 문제들이 결코 안심이 안 되는 상태다”며 1시간여 동안 남북관계 및 외교 현안에 대한 조언을 쏟아냈다.
그는 주한미군 재배치에 따른 감축 논란과 관련해 “북한과 군사적 협상을 통해 이에 상응하는 상호간 긴장완화 조치로 이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재배치 문제가 심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잘 대응하면 안보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당장 통일은 무리다. 양쪽 모두 경제파탄을 맞을 수 있고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은 2002년 7·1경제관리조치 이후 시장경제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고 남쪽과 전쟁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세웠다. 북이 날로 변하고 있는데 소프트랜딩(연착륙)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일관계에 대해 그는 “일본과 미국이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는데 이런 정세 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 일본이 급격히 우경화 조짐을 보이고 젊은 의원들이 더 그런 경향이 있는데 단호할 부분은 단호하게 얘기해 꾸준히 설득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가장 큰 문제는 과거를 모른다는 것이고, 젊은이들이 더 모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끝으로 여당 지도부에 “마음속에 자기에 대해 부끄럼이 없도록 소신껏 실천하고 국민을 하늘같이 섬겨야 하며 민족의 미래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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