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의원 “마음이 괴로워 밤에 잠이 안온다”

  • 입력 2004년 6월 3일 18시 51분


2일 저녁 경남 김해의 한 식당에 김혁규 의원을 비롯해 열린우리당 현직의원 및 당직자 등 30여명이 모였다.

5일 치러지는 지방선거 최종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소주잔이 돌면서 화제는 자연스럽게 김 의원의 총리지명 문제로 옮겨갔다.

저마다 김 의원이 총리가 돼야 할 당위성을 이야기했고, 경남지역 민심과 총리 지명에 반대하는 한나라당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폭탄주가 돌았다. 김 의원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마셨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한 참석자는 “선거대책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김 의원에 대한 위로와 격려의 자리가 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그 자리에서 “마음이 괴로워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이 ‘배신자’로 자신을 규정한 데 대해 “배신자라는 규정은 나의 인생까지 짓밟는 말이다. 동양사회에서 한 사람을 배신자로 모는 것만큼 가혹한 것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는 것. 그는 또 “한나라당을 떠나면서 ‘이게 배신인가’ 인간적 고민도 많이 했다”며 “내 나이도 65세인데 내가 무슨 욕심이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김 의원은 최근 본보 기자와 만나 “나는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나라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맡겨달라”고 말했었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청문회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지방선거일인 5일 곧바로 상경해 측근들과 청문회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 스스로도 2일 모임에서 “청문회에서 의원님들께 겸허하게 심경을 밝히겠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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