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총리인선 盧대통령 결정 따르겠다”

  • 입력 2004년 6월 4일 07시 05분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청와대측에 총리 지명이 확실시되는 김혁규 의원에 대한 강도 높은 사전 검증을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기남 당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첫 고위 당(黨)-청(靑)회의에서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에게 “김 의원에 대해 확실하게 검증해야 한다. 청문회 문제는 청와대에서 분명하게 담보를 해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특히 인터넷상에서 떠돌고 있는 ‘소산(小山)클럽’ 가입 여부까지 거론하며 면밀한 검증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소산은 아호가 거산(巨山)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으로, YS 정권에서 막강한 실세로 통했던 현철씨를 빗댄 표현. 김 의원은 그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지사 시절 △미국 체류 시절 △재산 축적 과정 △소산클럽 가입 등에 대한 광범위한 검증 작업을 벌였고 “괜찮다”는 결과를 최근 당쪽에 보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초선 의원들에 대한 직접적인 의견 수렴 작업을 벌여 4일로 예정된 고위 당-청 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김 의원을 총리로 지명할 경우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3일 “신 의장과 천 원내대표가 초선 의원 전원을 만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김 의원의 총리 지명에 명백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의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 지도부는 내일 회의에서 김 의원의 총리 지명을 수용하는 의견을 노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 했던 한 초선 의원은 “당-청관계를 대등하게 끌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는 적지 않게 나왔지만 김 의원의 총리 지명에 대해서는 이해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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